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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짓 「무심」 속 대권영향 “수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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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짓 「무심」 속 대권영향 “수읽기”

입력
1996.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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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박찬종씨가 보는 여 당직개편/이회창­언급 피한채 “총재뜻 따라야”/박찬종­“공정 보장 된다면 개의 안해”/“실세형 아닌 경우 「이홍구 대표체제」 무난” 공통입장초읽기에 들어간 신한국당의 당직개편을 바라보고있는 이회창전총리와 박찬종전의원은 요즈음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당직개편은 가깝게는 개원국회, 멀게는 대선정국을 준비하는 김영삼대통령의 정국구상을 엿볼 수 있는 단초다.

때문에 차기대권을 꿈꾸는 두 사람에게 당직개편의 내용은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들은 외형상 무관심한 표정이다. 전력을 다했던 선거기간과는 달리 이전총리는 사무실에서 칩거하고 있고 박전의원은 배낭여행을 하며 전국을 순회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무심」을 보고서 속마음까지 마냥 느긋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별로없다. 당대표로 누가 발탁되느냐는 문제는 자신들의 향후입지와도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런 탓인지 『마음을 비웠다』 『누가되든 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이 알아서 할 일』이란 당사자들의 말과 달리 주변에서는 관리형, 실세형등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나름대로 대차대조표 작성에 온갖 지혜를 동원하고 있다.

이와관련, 양측은 신중하긴하지만 자신들과 같은 영입파이면서도 경기고, 서울법대동문이기도한 이홍구전총리의 발탁가능성을 좀더 높게 보고있다. 차기대권주자중 한사람을 전면배치하는 실세형 대표체제가 아니라면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수렴과 당내결속을 동시에 이룰 수있는 화합형의 이전총리가 무난하지 않느냐는 이유를 들고있다.

이회창전총리는 선대위가 해체된후 일단 종로에 있는 변호사사무실로 출근하는 입당이전의 생활로 되돌아갔다. 원칙주의자답게 당직개편에 대한 그의 입장도 『내가 가타부타 언급할 사안이 아니지않느냐』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고있다. 물론 주변에서는 『총선결과에 대한 논공행상의 차원이 아니라 당의 면모를 일신하고 새로운 출발을 한다는 점에서 기회가 오면 대표를 해보는 것도 좋지않느냐』는 희망섞인 기대도 없지않다.

일부인사들은 한발더나가 전국위원회 소집에 앞서 김대통령과 독대할 기회가 있으면 선거기간에 언급해온 새정치의 포부를 조심스럽게 개진해 보라는 건의도 하고있다. 하지만 이전총리는 주변인사들에게 『총재가 결정하면 따라가는 것』이라는 답변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달 하순이후 전국으로 배낭여행을 다니며 「대중속으로」를 외치고 있는 박전의원도 당직개편에 대해서는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그는 지난달 22일 김대통령과 독대이후 비서들에게 『차기대권후보들중에서 대표가 발탁될 가능성은 없는 것같다』며 『그렇다면 나로서는 누가 대표가 되든 관계없다』고 말했다.

박전의원은 또 대표의 자질과 관련, 『신한국당인사중 누가 덜 개혁적이고 더 개혁적이냐는 구분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며 총선기간에 개혁대연합론을 주창하며 개혁의 목소리를 높였던 때와 자못 다른 반응을 보였다.

당내역학구도상 자신이 대표로 발탁될 가능성은 희박한만큼 차기대권주자들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해 주는 체제만 갖춰지면 누가 대표가 되든 개의치않겠다는 태도이다.<이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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