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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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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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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범죄란 말이 처음 쓰여진 것은 에드거 앨런포의 「모르그가의 살인」이란 작품에서였다. 밀실속의 사건이 미궁에 빠지자 이 표현을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완전범죄 시도가 보험금을 노린 살인사건에서 특히 잦다는 주장도 있다. 치정이나 원한 등 사람이 관련되는게 아니라 말 못하는 「돈」이 목적이기 때문에 쉽게 노리게 된다는 논리다. 보험금을 노린 완전범죄 소동은 30년대에 미국에서 있었던 한 사건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당시 금주법이 시행되던 미국에서 비밀술집을 경영하던 A 마리노가 애인을 죽이고 거액의 보험금을 타내 화제가 됐던 것이다. ◆여기에 재미를 붙인 사나이는 다시 한 돈많은 알코올중독자를 보험에 들게 한 뒤 살해를 기도했다. 처음엔 독한 술을 계속 먹였고 자동차 부동액을 섞어 마시도록 했는가 하면 안주에 쇳가루를 섞어 먹였지만 죽지 않았다. 결국 술에 약을 타게 되었고 그만 실수로 잔이 바뀌는 바람에 자신이 중태에 빠지게 됐다. 이때 신문들은 「결국 완전범죄란 없다」고 표현했다고 한다. ◆엊그제 경기도 안산에서 일어난 보험살인극이 우리 사회의 황폐화한 인성과 반윤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같아 씁쓸하다. 범인은 취객을 유인해 살해하고는 자신의 옷을 입힌 뒤 차에 싣고 불까지 질러 자신이 교통사고화재로 숨진 것처럼 위장하려 했다. 목적은 거액의 보험금 타내기였다. 이 사건은 그러나 시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부인에 의해 들통이 나 그의 완전범죄 기도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법의학에서 『사람은 죽어서도 말한다』고 강조해 온 뜻이 새삼 실감된다. 결국 범인은 지금쯤 「완전범죄란 없다」고 탄식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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