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사기진작·김정일 권력기반 견고화 등 포석/대대적 행사속 김광진 무력부장 새 실력자로 북한 군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북한은 23일 당 중앙위원회 정령을 통해 4·25 「조선인민군 창건일」을「국가적 명절」로 제정했다.
이로써 북한의 「국가적 명절」은 설날, 김정일생일(2·16), 국제부녀절(3·8), 김일성생일(4·15), 국제노동자절(5·1), 해방기념일(8·15), 정권창건일(9·9), 노동당창건일(10·10), 헌법절(12·27)을 포함해 모두 10개로 늘어났다.
북한전문가들은 군 창건일이 기념일에서 명절로 격상된 배경이 김일성 사망후 군부를 중심축으로 유지되던 위기관리체제 상황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통일원의 한 당국자는 『군의 사기진작과 전투동원태세 강화를 유도하고 김정일의 권력기반을 더욱 견고히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난 등 체제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을 받치고 있는 세력이 유일한 파워집단인 군부라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북한사회의 위기관리체제를 구성하고 있는 주체는 김정일이 위원장인 국방위원회와 당군사위원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일의 대외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주로 군부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의 판문점 무력시위도 군부가 발원지였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특히 판문점 무력시위를 전후해 대남 강경발언을 주도한 김광진인민무력부부부장이 군의 새로운 실력자로 떠올라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북한은 24일부터 사흘간 조선인민군 창건 64돌을 경축하는 각종 행사를 대대적으로 가졌다. 24일 경축 중앙보고대회를 시작으로 경축야회, 당·정간부들의 김일성 동상 꽃바구니 지정, 혁명열사릉과 애국열사릉 화환 증정, 육해공군 장병들의 금수산기념궁전 참배, 김정일의 서부전선 대연합부대 지휘부 방문, 당 및 국가지도간부들의 군부대 방문 등이 이어졌다. 또 「조선인민군은 무적필승의 강군」 「조선인민군은 김정일의 전사」 등 군을 찬양하는 관영 매체들의 선전도 요란했다.
이중 경축중앙보고대회와 김정일의 서부전선 지휘부 방문에는 권력 실세들인 최광인민무력부장 김영남외교부장 전병호국방위위원 계응태당중앙위위원 김광진부부장 조명녹총정치국장 이하일당군사중앙위위원 백학림사회안전부장 등이 대거 참석했다.
통일원의 한 당국자는 『김정일이 주석이나 총비서 등의 직책을 승계해야 북한이 현재의 위기관리체제를 원래의 당 중심체제로 환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은 조선인민군이 창설된 48년 2월8일을 「조선인민군 창건일」로 기념해오다 78년부터 김일성이 항일유격대를 결성했다는 4월25일로 이를 변경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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