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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돈번 러 신부유층 호화별장서 투견판/한판에 수천불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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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돈번 러 신부유층 호화별장서 투견판/한판에 수천불 걸어

입력
1996.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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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감 조성” 눈총 러시아의 노브이 루스키(신 부유층)들이 호화별장을 빌려 은밀히 투견도박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비난받고 있다. 러시아 일간지 베크는 최근 모스크바의 최고 휴양지인 세레브랸누이 보르(백색 숲)에 있는 호화별장에서 불법적으로 열리고 있는 투견도박에 대한 르포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보도에 따르면 백색 숲의 별장을 임대, 휴식을 취하는 노브이 루스키를 대상으로 법적으로 금지돼있는 투견판이 벌어져 상당액수의 판돈이 오고간다는 것이다. 경기는 보통 5∼8분간 진행되며 한쪽이 일방적으로 몰리거나 임석한 의사가 경기중단을 선언하면 승패가 가려진다.

 투견판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백색 숲의 별장이나 방갈로가 일부 부동산 회사에 의해 호화판으로 개조, 임대되면서부터 돈많은 일부계층을 대상으로 한 투견 도박판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투견판에서 한번에 걸수 있는 판돈은 최소 100달러. 그러나 한번에 수천달러씩 베팅을 하는 사람들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견 경기에는 주로 중앙아시아산 혹은 카프카스산 사냥개, 싸움에 능한 핏볼테리어, 복세르, 스타포르드등이 참가한다. 때로는 상트페테르부르크등 인근 도시에서 싸움개들을 데려오기도 한다. 현재까지는 스타포르드가 가장 확실한 싸움꾼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 일부 지방에서는 백색 숲의 투견판에 참여하기 위해 종자가 좋은 개를 특별 훈련시키기도 한다.

 투견판이 벌어지는 백색 숲은 모스크바인들에게 잘 알려진 휴양지다. 여름이면 백색 숲을 가로 질러 흐르는 모스크바 강변에 나체촌이 서고 숲가운데 드문드문 세워진 별장에는 휴식을 취하려는 모스크바 시민들로 북적거린다.

 특히 이곳은 모스크바 중심지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있어 러시아 정부 고위관리들과 미국대사관 직원들의 별장이 즐비하다. 시장경제를 틈타 많은 돈을 벌어들인 노브이 루스키들이 이곳에 몰려 들면서 호화판 방갈로가 임대되고 불법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중개회사 수타루스에 따르면 백색 숲의 호화 방갈로 임대료는 월 1만∼1만5,000달러 수준이다. 25년 장기임대는 80만달러. 물론 호화 방갈로에는 이탈리아제 고급가구가 놓여져 있고 사우나와 수영장 테니스장이 딸려 있다.

 노브이 루스키들은 최근 들어 보통사람들이 상상할 수없는 호화판 생활을 즐기면서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호화판 별장의 은밀한 투견판이 그같은 사례에 속한다. 번창일로에 있는 러시아의 새 상류층들이 불법 타락의 길로 빠져들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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