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서석재·박관용·김덕룡 당선자 정중동/공식행사 참석 자제 지역구서 선거 마무리/당직 등 언급회피 “의도적 말 아끼기” 주목 신한국당내 민주계의 4인방으로 불리는 최형우 김덕룡의원과 서석재 박관용당선자의 움직임이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대권후보로 꾸준히 오르내리는 최 김의원이나 김영삼대통령의 핵심측근으로 꼽히는 서 박당선자가 15대 총선이 끝난지 20일이 다 되어가도록 정치의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총선직후부터 민정계 중진인 김윤환대표와 이한동국회부의장이 폭넓은 활동을 펼치며 대권경쟁과 관련해 잇단 발언을 하고 있는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들은 현재 언론의 관심이 집중될 강연등 공개행사 참석을 자제한채 계속 지역구를 돌며 선거 마무리에 여념이 없다. 최형우의원은 지역구인 부산과 고향인 울산을 오가며 종친회에 참석하고 결혼주례를 맡는등 비정치적인 일로 무척 바쁘다. 서석재전의원도 거의 부산에 머무르고 있으며 박관용전청와대비서실장 역시 현정부에 기용됐던 장·차관 모임인 「마포포럼」 운영위원회를 주재하는 것 외에는 주로 부산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
김대표의 교체가 포함되는 당정개편은 물론 대권후보 경선방식등 민감한 정치사안에 대해서도 네 사람은 거의 침묵을 지키고 있다. 최의원은 『누가 대표가 되는 것이 큰 문제냐』고 되물은뒤 『여름에는 밍크코트를 입는 것이 아니다』는 은유적 표현으로 대권논의를 일축했다. 김덕룡의원은 『당정개편이나 대권논의보다는 지역구에서 할일이 더 많다』고 말했다. 사무총장 기용설이 돌고 있는 서 박전의원도 당직과 관련된 언급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말과 행동을 최대한 아끼겠다는 의도적 태도가 역력하다. 김대통령의 정치스타일을 누구보다 잘아는 이들이 조심스런 처신속에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김윤환대표가 과시성 행동과 발언으로 대표교체를 「자초」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이들은 자타가 공인하는 현정부 창출의 일등공신들이다. 각각 당사무총장, 내무·총무처장관, 청와대비서실장등을 지내며 현정부 전반기를 주도했던 이들이 이제 1년10개월밖에 남지않은 문민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당안팎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정가의 관측통들은 한동안 정치무대의 한켠으로 물러나 있던 네 사람이 15대 국회라는 정치의 장에서 펼칠 활동이 현정부의 장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바로 민주계가 가진 응집력과 파괴력때문이다.
하지만 당장의 전망은 밝지않다. 최의원이 대표 또는 국회의장에, 김의원이 사무총장에 다시 기용되리란 추측이 없지 않으나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서석재 사무총장설도 안개속에 빠져들고 있다. 민주계내의 역학구조가 그의 중용을 오히려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전의원도 갈수록 당직 하마평에서 멀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정치적 거취는 앞으로 정치권의 주요 관심사중 하나일 것만은 분명하다.<손태규 기자>손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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