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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앙카 램블린의 「불명예스러운 사건」 미서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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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앙카 램블린의 「불명예스러운 사건」 미서 화제

입력
1996.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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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나를 속였다”/50년동안 친구이자 삼각관계 연인의 회고록/세기의 지성과 여권운동기수의 사생활 폭로/“복수가 아닌 진실 밝히기위해 출간 결심” 계약결혼으로 화제를 뿌린 세기의 지성 장 폴 사르트르(1905∼1980)와 프랑스의 대표적 여성작가이자 여권운동창시자였던 시몬 드 보부아르(1908∼1986)의 사생활을 파헤친 회고록이 미국에서 번역 출간됐다.

 사르트르 및 보부아르와 한때 이성·동성으로서 연인관계를 맺었던 비앙카 램블린이 쓴 「불명예스러운 사건:시몬 드 보부아르, 장 폴 사르트르&비앙카 램블린」(원제 A Disgraceful Affair·노스웨스턴대출판부간)이 화제의 책. 비앙카는 이 책에서 50여년동안 친구관계로 지냈던 보부아르는 물론 사르트르에 대한 배신감을 적나라하게 토로하고 있다. 두 동거인이 사망한뒤 그들의 편지와 일기가 속속 출간되면서 생전에 그들을 둘러싸고 있던 신화가 점차 깨져가는 시점에서 나온 이 책은 새로운 형태의 자유연애를 구가, 「여성해방의 기수」로 추앙받았던 보부아르에 대한 평가를 무색케 하고 있다.

 램블린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2차대전당시 보부아르가 사르트르에게 보낸 편지 때문이다. 램블린은 자신이 이 편지에서 보부아르의 동성연애파트너인 「베드린」으로 적나라하게 묘사되는데 분노, 침묵을 깨고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보부아르의 양녀 실비르봉 드 보부아르가 이 편지를 우연히 발견, 「사르트르에게 보낸 편지들」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것이다.

 폴란드출신의 유대인인 램블린은 1922년 부모를 따라 파리로 이주, 16세때 자신의 고교선생인 29세의 보부아르와 절망적인 사랑에 빠졌다. 보부아르는 제자인 램블린을 유혹했으며 이듬해 사르트르에게 소개, 육체관계까지 맺게 했다. 1939년까지만 해도 소르본대에서 사르트르에게 배웠던 램블린은 「이상적인 삼각관계」 속에서 자신이 주인공이라고 확신했지만 40년 그들과 헤어져 대학동료였던 버나드 램블린과 결혼했다. 2차대전 기간에는 유대인인데다 레지스탕스 활동 때문에 숨어다녔다. 이들과의 관계 때문에 자주 우울증에 빠졌던 그는 전쟁후 보부아르를 다시 찾았고 더 이상 연인관계가 아닌 친구로서 보부아르가 사망한 86년까지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점심을 먹곤 했었다.

 「불명예스러운…」은 3장으로 구성됐다. 첫 장은 세 사람의 관계를 다룬 「삼각관계」편, 두번째 장은 전쟁기간, 셋째 장은 전후 보부아르와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그는 복수를 하기 위해 책을 낸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보부아르가 사망할 때까지만 해도 보부아르의 정직성을 의심하지 않았으나 보부아르의 편지를 읽은 지금 그는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나를 속였다」고 말하고 나선 것이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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