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영화·드라마 지명도에 무임승차 영화속의 장면과 드라마의 상황들을 광고에 가져오는 패러디광고들이 최근 늘고 있다. 잘 알려진 작품의 지명도에 광고를 무임승차시키는 것이다. 당초 패러디는 풍자시 혹은 풍자적으로 원작을 흉내내는 문체를 말하지만 광고속의 패러디는 광고의 시각적 효과를 높이고 유머러스한 상황연출을 위해 적절하게 원작을 변형하는 것을 말한다. 외국광고의 국내시장개방과 함께 국내에서도 다양한 패러디가 광고시장을 휩쓸고 있다.
우선 영화의 패러디는 동방기획이 제작한 태평양화학의 라네즈시리즈가 대표적이다. 95년 시작된 라네즈광고는 「영화처럼 사는 여자」라는 슬로건 아래 요즘 잘나가는 탤런트 김지호를 내세워 6건의 영화패러디를 선보였다.
티파니에서 화장을 하는 오드리 헵번을 재연한 헵번의 대표작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시발로 한국남자들이 제일 좋아한다는 미국여배우 맥 라이언의 최근작 「프렌치 키스」편에서는 맥 라이언이 호텔프런트에서 지배인과 말다툼하는 장면을 그렸고 「사랑과 영혼」편에서는 데미 무어와 패트릭 스웨이지가 도자기를 함께 빚는 불멸의 순간을 잡았다.
최근 사망한 마르그리트 뒤라스원작의 「연인」편에서는 제인 마치와 토니 륭의 운명적 첫 만남을, 할리우드 코믹 액션물 「트루 라이즈」편에서는 제이미 리 커티스와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스파이들속에서 탱고춤을 추는 장면을 따왔다.
또 오리콤이 제작한 우성식품의 머거본 광고는 「원초적 본능」에서 샤론 스톤이 형사에 취조받는 장면을 그렸고 코리아데이터시스템즈의 PC광고는 「백 투더 퓨처」의 천재발명가 브라운박사를, 제일기획의 세콤광고는 「형사 콜롬보」의 피터 포크를 등장시켜 원작의 이미지와 제품을 연결시키고 있다.
동양제과의 파이 「줌」광고는 아예 청춘영화의 고전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그대로 사용했다. 레오나드 화이팅과 올리비아 허시에게 초상권명목으로 1만달러씩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화도 훌륭한 패러디의 소재다. 삼성전자의 명품TV광고는 강서대묘의 고구려벽화 현무도를 활용, 거북과 뱀이 얽혀 살아나는 상상속의 동물 현무를 재현했고 신호티슈의 새피앙광고는 보티첼리의 명작 「비너스의 탄생」을 활용, 미의 여신 비너스가 티슈로 가슴등을 가리는 모습을 그렸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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