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측에 남편희생” 옐친에 회담제의 최근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체첸반군 지도자 조하르 두다예프의 미망인 알라 두다예바 여사(49)가 27일 체첸사태의 해결사를 자임하고 나섰다. 러시아인인 두다예바여사는 모국이자 사랑하는 남편을 앗은 러시아에 대해 일단 화해의 손짓을 한 것이다.
검은 상복 차림의 두다예바 여사는 이날 러시아 N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체첸 평화협상을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며 러시아측에 신변안전 보장을 요청했다.
웃음을 짓고 있는 두다예프의 포스터 아래서 TV 회견을 한 그녀는 이어 『내 남편은 잔혹한 테러리즘의 희생물이 됐다』며 『남편을 죽인 사람들은 6월 대선에서 옐친이 패배하고 공산당이 승리하기를 원하는 자들』이라고 주장했다. 회견도중 울음을 참기 위해 입술을 깨물기도 했던 두다예바 여사는 『내 남편에 대한 애도기간이 끝나 체첸 남자들의 눈에 눈물이 마르면 이미 때가 늦게 된다』며 될 수 있는 대로 이른 시일안에 모스크바를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녀는 『때로는 강한 힘을 가진 남성보다 설득력 있는 목소리를 지닌 여성들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면서 『러시아인이지만 반군 지도자의 미망인인 나는 누구보다도 분열과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이상적인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구소련 장교의 딸로 태어난 두다예바 여사는 러시아 신문에 전쟁의 참혹함을 비판하는 시를 싣기도 했던 아마추어 시인이다. 두다예바의 제안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공식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6월 대선을 앞둔 옐친 대통령측이 그녀의 제안을 매몰차게 거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윤순환 기자>윤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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