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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화문 다시 열릴 “신호탄”/북경 비밀접촉 재개 의미·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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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화문 다시 열릴 “신호탄”/북경 비밀접촉 재개 의미·전망

입력
1996.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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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자회담 남측진의 전달 예상/고위급회담 등 절충 가능성도북경(베이징)에서의 남북 비밀 접촉이 재개된 것은 지난해 9월 쌀회담 결렬 이후 7개월만이다. 한미가 4자회담을 공동제의해 놓고 북한의 공식적인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북경채널이 다시 가동된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정부 당국자들은 북경접촉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홍지선북한실장을 통한 「일상적 무역업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그러나 4자회담을 둘러싼 전체적인 정황은 북경접촉이 4자회담 성사를 위한 정부의 다단계 전략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음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정부는 4자회담 제의이후 북·미간 일련의 접촉과는 별도로 남북간 대화채널을 복구하기 위해 비상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4자회담에 대한 우리측의 진의를 전달하고 북한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이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는 남북간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4자회담 제의이후 북·미간 접촉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 정부는 또 남북대화에 나서는 북한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접촉을 비공개로 한다는 원칙을 세우기도 했다. 북경 이외의 다른 채널을 통해서도 남북간 비밀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하면 북경접촉이 실현된 것은 정부노력의 첫 결실로 일단 남북대화및 4자회담을 위해 긍정적인 출발점이 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인 대북경협이 승인되는등 유화적인 분위기이지만 비밀접촉에서 4자회담이 어느정도 논의되고 있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쌀회담의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정부의 입장을 감안하면 북경접촉은 구체적 현안보다는 보다 포괄적인 방식으로 진행됐을 개연성이 높다. 또 접촉창구가 무역실무자라는 점에서 4자회담이 논의되더라도 「메신저」로서 북한의 1차적인 반응을 탐색하는데 그쳤을 공산이 크다.

주목되고 있는 것은 이번 남북접촉이 고위급 당국자간 회담을 위한 예비접촉의 성격으로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다. 이 경우 북경 이외의 다른 비밀채널로 남북접촉이 이뤄지고 있을 개연성도 있으며 당장 성과가 나오기 보다는 상당기간 수면아래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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