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측 “신용 낮다” 금리비싼 「신탁계정」서 13.5∼14% 대출/대기업·우량중기만 싼 금리 혜택 “경기 양극화 부채질 우려”은행들의 잇따른 대출금리 인하에도 불구, 대부분 중소기업들은 금리인하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자금걱정이 없는 대기업과 일부 우량중소기업만이 혜택을 보고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차입금리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같은 금리차별화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경기양극화를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23일 지급준비율 인하후 은행계정의 대출금리를 0.25% 인하한다고 앞다퉈 발표했으나 새로 대출을 요청하는 중소기업들에 대출금리를 내리지 않은 신탁계정대출만을 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행계정 대출시에도 신용도가 약한 중소기업에는 우대금리(프라임레이트)를 내린 대신 우대금리에 덧붙이는 가산금리는 높여 실제 대출금리가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은행 강남지점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인하한 은행계정 대출자금을 본부에서 내려보내지 않아 대출금리를 인하하지 않은 신탁대출만을 하고 있으며 본부에서 직접 대출받는 대기업들만 금리인하혜택을 보고 있다』며 『이번 대출금리 인하로 중소기업에 돌아가는 혜택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대기업과 우량중소기업은 연 9.0∼12%대의 값싼 금리로 대출받고 있으나 대부분 중소기업들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연 13.5∼14.0%의 비싼 금리로 대출받고 있다.
또한 은행권은 이번 은행계정의 대출금리 인하때 우대금리를 종전 연 9.0%에서 8.75%로 0.25%포인트 내렸으나 대출시행시 기업신용도에 따라 우대금리에 덧붙이는 가산금리를 종전보다 높여 실제대출금리는 내려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모 시중은행 일선지점 직원은 『우대금리가 낮아졌으나 가산금리를 종전보다 0.25%포인트 높게 적용하면 실제대출금리는 종전과 같아진다』며 『중소기업체들로부터 「눈속임 금리」라는 불평을 듣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J은행 여신담당임원은 이와 관련, 『은행들이 신탁상품을 판매하면서 이미 연 12%대의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놓았는데 갑자기 대출금리만 낮춘다면 은행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은행들이 수지방어를 위해 대기업등에 금리를 깎아준 만큼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들에는 높은 금리를 계속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임원은 또 『대출금리도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인하돼야 하는데 당국이 억지로 금리인하를 종용, 이같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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