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 총리 경제개혁 심판대에/국민회의·BJP·좌파전선 등 3파전 양상/「수드라」등 하층민 본격 정치 세력화 주목 인도 총선이 27일 실시된다. 지역에 따라 내달 30일까지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하원의석 545개를 놓고 1만6,000명의 후보가 각축을 벌일 뿐더러 유권자가 5억9,000만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세계 선거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선거는 집권 국민회의당의 나라시마 라오 총리가 91년 이후 추진해온 경제개혁 정책이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는 점에서 내외의 주목을 끌고 있다. 라오 총리는 94, 95년 연속 국내총생산(GDP)이 6%를 넘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영기업의 민영화및 대외개방등 개혁의 성과를 내세우고 있다. 반면 야당은 빈곤선 이하 생활자가 더 늘었다며 집권당을 공격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인도정국을 강타한 의원·고위관리의 뇌물 스캔들도 이번 선거의 주요 이슈다. 여야의원 모두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가장 큰 피해자는 라오 총리가 될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수뢰로 사임한 의원·관료들이 라오 총리에 의해 재출마가 거부당하자 대거 야당편에 붙은 탓이다. 현재 선거전을 벌이고 있는 주요 세력은 집권 국민회의당과 힌두교민족주의를 표방하는 우익 바라티야 자나타당(BJP), 지역정당과 좌파 및 공산당의 연대세력인 국민·좌파전선 등 3개다.
국민회의당과 BJP가 상위계층과 명사들의 정당이라면 국민·좌파전선은 하층민 및 1억2,000만명에 달하는 회교도등의 지지를 얻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일단 BJP가 제1당으로 부상할 게 확실시 되고 있다. 그러나 3당 모두 과반획득이 어려워 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번 총선에서 특징적인 현상은 인도의 전통적 신분제도하에서 정치적 권리를 제한받아왔던 하층민인 「수드라」와 그 밑의 천민계층이 엄청난 정치 참여 열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자나타 달 당 출신의 VP 싱이 집권했던 89∼90년에 와서야 겨우 권익을 보장받기 시작했던 이들 계층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본격적인 정치세력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인도 총선은 기층민중의 「피플 파워」가 정치판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배연해 기자>배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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