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는 5분의1 못미쳐/소비재 수입 급증… 일 1만불 시점 3.4배/“국산품은 갈수록 외면 국제수지 악화”우리 국민들의 씀씀이가 소득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헤픈 것으로 나타났다. 400ℓ이상 대형냉장고 구입비중이 우리 소득수준의 3.7배인 일본의 2배에 달하고 경차비중(3.9%)은 일본(22.6%)의 5분의1도 안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인당소득 1만달러」를 달성한 지난해 1인당 소비재 수입액(연간)이 일본의 1만달러 달성시점(84년)에 비해 3.4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민간소비지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산 승용차 냉장고 가구 위스키 신발등의 수입이 각각 119.6%, 38.9%, 40.8%, 60.1%, 81.8% 늘어났다. 반면 국산품은 냉장고 내수판매만 겨우 4.2% 늘어났으며 승용차 가구 위스키 신발등의 내수판매는 각각 0.1%, 0.01%, 4.7%, 10.2% 감소했다. 국산품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고 고가외제품 수입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소비재 수입급증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소비재수입액은 165달러를 기록, 일본이 소득 1만달러를 돌파한 84년의 49달러의 3.4배에 달했다. 자동차 가구등 내구재의 1인당 수입액은 4.9배다.
승용차 냉장고등 고가 내구재 소비수준은 일본을 능가하고 있다. 400ℓ이상 대형냉장고의 구입비중은 일본이 23.0%(94년기준)인데 비해 우리는 55.9%(94년)로 일본의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차(배기량 1,000㏄이하) 비중도 3.9%에 불과, 일본(22.6%)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해외여행자유화로 해외출국자수가 해마다 급증, 지난 한해동안 관광목적 출국자수가 전년보다 28.4% 늘어난 220만6,000명에 달했으며 1인당 관광경비지출액도 지난해 1,679달러로 전년(1,400달러)보다 19.9% 늘어났다.
최근 외국계 외식업체들이 국내에 본격 진출하면서 외식비 지출규모도 큰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외식비지출이 전년에 비해 18.4% 늘어나 전체 음식료품지출 가운데 외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1.8%에 달했다. 외식비 비중은 92년 23.6%, 93년 26.7%, 94년 28.9%등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팽동준 한은 조사2부장은 『최근 우리경제는 가까스로 선진국 문턱에 도달했는데도 소비패턴은 선진국들이 무색할 정도로 사치·고급화하는 건전치 못한 측면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소비재의 수입 급증과 국산품 외면현상의 심화는 국제수지를 악화시키고 경기침체를 맞고 있는 국내기업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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