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청춘” 이젠 옛이야기/부족함 없이 귀하게 자란 그들의 “불황 2월”도 없앤 엄청난 소비에 각매장 「튀는 분위기」만들기 심혈신세대가 소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젊은층이 패션유행등을 선도해온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지만 최근 신세대는 엄청난 구매력까지 갖추고 전체 소비시장고객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백화점마다 경쟁적으로 설치하고 있는 「신세대 전문매장」은 이들 신세대의 「파워」가 어느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실례이다.
신세대 전문매장의 효시는 서울 신촌 대학가의 G백화점이 92년 지하2층 1,000여평에 꾸민 영플라자. 70여개의 매장이 들어선 여기에는 의류 잡화 인테리어소품 수입제품등 온갖 신세대 용품을 갖춰놓고 이태원이나 이화여대 앞 보세의류상가와 같은 수준의 가격으로 대학생등을 공략하고 있다. 매장을 지하 2층에 설치한 것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신세대의 편의를 고려한 것.
판촉과 김자경씨(30·여)는 『신세대고객의 소비규모가 백화점 전체매출의 20∼30%를 차지한다』며 『신세대는 특히 사고 싶은 것을 사지 않고는 못배기는 구매성향을 갖고 있어 세일을 하지 않는 브랜드에 대한 구매수준은 일반고객에 비해 20∼30%이상 높다』고 말했다.
93년 생긴 서울 K백화점은 가장 넓은 2개층 1,100여평의 신세대전용 매장에다 각종 의류및 패션용품을 갖추고 주로 X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매장 인테리어도 마치 방송국 스튜디오처럼 꾸미고 동선도 파격적인 원형으로 만들었는가 하면 판매사원의 의상도 「튀는」디자인으로 바꿨다.
이같은 중소백화점들의 움직임을 관망해오던 대형백화점들도 신세대의 구매력을 인정, 최근 속속 전용매장을 설치하거나 신세대 고객을 잡기 위한 판촉경쟁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470평규모의 신세대매장 영웨이브를 개장한 S백화점 영등포점의 판촉팀 이혜진씨(27)는 『뒤늦게 출발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 연예인 사인회나 패션쇼등 각종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며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실적과 반응이 좋아 매장확장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M백화점은 최근 1층에 무선호출을 한뒤 전광판을 통해 상대방의 응답전화가 왔는지 여부를 확인, 받을 수 있도록 한 삐삐콜시설을 설치해 신세대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백화점 업계가 연중 최악의 비수기로 꼽던 소위 「망통달 2월」이라는 용어가 최근 몇년사이 사라진 현상도 신세대의 구매력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오히려 입학·졸업시즌이 겹치면서 신세대의 구매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신세대 고객에 주목하는 것은 백화점에 그치지 않는다. 신세대의 선호도가 곧바로 전체 소비계층으로 파급되는 효과를 익히 알고있는 제조업체들도 이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세대가 주요 소비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이들이 독립적인 경제능력은 미약한데도 불구하고 부모들의 높은 관심과 지나친 배려등이 이들의 가처분 소득수준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더구나 이들은 일상적인 지출부담이 적어 소득과는 무관하게 소비성향이 매우 강한데다 가족 전체의 구매행위에서 주도적인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박일근 기자>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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