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넓은 음역·강한 창법 등 팬들 매료/「겨울비」로 우뚝… 최근 영화 작곡도김종서(31)의 목소리에서는 신기가 느껴진다. 4옥타브를 넘나드는 음역, 고음에서의 바이브레이션이 탁월한 강한 창법, 쥐어짜는 것 같으면서도 편안함을 주는 음색이 그의 매력이다. 그는 이러한 장점을 무기로 청소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랑을 받으며 한국 최고 로커가 되어 있다.
김종서는 90년 이후부터 그 이름이 알려졌지만, 실은 국내 헤비메탈의 역사와 연륜을 나란히 하는 관록의 가수이다. 서울 한성고를 졸업하던 84년 그는 신중현의 맏아들 신대철이 이끄는 그룹「시나위」의 리드보컬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오디션을 통해 「시나위」에 합류한 그는 처음에 악보도 제대로 보지 못해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다가 한달만에 쫓겨나는 수모를 겪었다.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듯한 그때의 암담함이 제 음악생활에 큰 자극을 줬습니다. 외국 가수들의 흉내만 잘 낸다고 음악을 할 수 있는게 아니더라고요』
그후 한강 다리 밑에서 독공을 하듯 미친듯이 노래를 연습했다. 85년 대유공전에 입학해 교내 그룹사운드 「로거스」로 다시 노래를 시작한 김종서는 그해 그룹 「디 엔드」에 합류했다. 「디 엔드」는 김종서를 맞아 「부활」로 이름을 바꿨으나 멤버간의 불화로 그는 6개월만에 팀을 떠나야 했다. 그는 다시 「시나위」「카리스마」등 헤비메탈그룹을 전전하며 보따리 장사식으로 노래를 불러야했고 그룹음악에 대한 회의로 솔로 전향을 생각하게 됐다.
오랜 작업 끝에 92년 발표한 솔로음반은 가요계를 강타했다. <힘없이 멈춰진 하얀손 싸늘히 식어가는 눈빛…> 으로 시작되는 「대답없는 너」(채정은 작사·김종서 작곡)가 인기를 얻으면서 그는 단숨에 주목받는 가수로 떠올랐고 93년 「겨울비」로 스타의 위치를 굳게 다졌다. 힘없이>
<별빛처럼 슬픈 노래를 이 순간 부를까 우울한 하늘과 구름, 1월의 이별 노래 별들과 저 달빛속에도 사랑이 있을까 …> (겨울비, 신대철 작사·김종서 작곡) 별빛처럼>
애절함과 강렬함이 함께 녹아있는 「겨울비」는 김종서의 음악적 특성을 대변한다.
특히 그가 라이브무대에서 긴 머리를 흔들며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관객의 환호와 더불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는 작곡가이자 영화음악등으로 록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록은 가장 인간적인 음악입니다. 나의 음악적 목표는 그 인간의 숨결에 가장 가깝게 다가가는 것이죠. 평생 다 못 이루더라도 계속 그 방향으로 나아갈 생각입니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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