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아프리카의 거봉 킬리만자로를 오르는 한국 등산가들의 활약을 지난 일요일 TV에서 실감 나게 봤다. 몇년전의 일이 떠오른다. 그때 일본 NHK에서 찍은 다큐멘터리 「실크로드」는 인기였다. 인상깊은 주제음악과 함께 중국 내륙과 중앙아시아의 이국적 정경을 밤늦도록 지켜 보았다. 그러면서『우리는 언제나 저런 보도를 할까?』 감탄만 했다.이젠 우리가 만든 이같은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다. 남극과 북극, 러시아와 남미, 바닷속과 높은 산등 한국인이 안 가는 곳이 없다. 언론은 우리 독자와 시청자를 위해 세계 각지에서 원주민들에게 민속춤을 추게 하고, 아무 때나 저명한 외국 석학과 연예인을 안방까지 불러들인다.
그런 한편 아쉬움도 느낀다. 아무래도 기획력과 조사자료가 NHK나 영국BBC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국제회의에서도 같은 생각이 든다. 지금 국제회의는 국력을 과시하는 국가 홍보의 기회로 이용된다. 또 중요한 산업으로 변했다. 호텔 교통 유흥 항공업등에서 얻는 수입이 짭짤하다. 우리는 큰 회의가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에서 열리는 것을 많이 봐 왔다. 요즘은 싱가포르나 태국에서 큰 회의가 열린다. 홍보와 산업에서 앞서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여러 회의가 열린다. 하지만 그 규모가 작아서 남는 것이 없다. 국제회의시설이 보잘 것 없는 까닭에 큰 규모로 회의를 열 수가 없다.
다행히 2000년에 한국에서 제3차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ASEM)의 개최가 결정되어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지금 정부에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ASEM의 준비위원회가 조직되어 있다. 이 위원회는 이달 안으로 새로운 컨벤션센터건립 장소를 결정한다. 관련지원법도 예고됐다.
교통 숙박 경호 관광편의를 최우선 고려, 주요 건립예정지로 서울 제주 경주 일산 등이 검토되고 있다. 지역경제와 지방세수입 그리고 막대한 고용효과가 있을 이 결정이 어디로 날지 관심이 집중된다. 무공해 우량산업인 관광과 컨벤션산업이 어떻게 짜임새 있게 연결될 것인가, 정부는 물론 지방자치 단체의 노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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