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조직 군살빼기 공약 등 기대감/당내 노선차 격심·「총리」 지도력 우려중도좌파「올리브나무 동맹」이 승리한 총선 결과에 이탈리아 국민들은 한마디로 기대와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는 분위기다.
올리브동맹은 특별한 이슈가 없었던 이번 선거에서 비대한 관료조직의 축소등의 공약을 내놓으면서 유권자들을 깊숙이 파고들어 승리했다.
올리브동맹은 제 1당으로 부상했으나 상·하원 모두 반수를 넘지못하는 바람에 사상 최초의 과반수 정당은 탄생하지 못했고 소수당인 「공산재건당」과의 연정이 불가피하게됐다.
이탈리아 정가에서는 그러나 올리브동맹의 약진에 따라 좌파가 최초로 집권하게된 것을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반면 우익성향이 강한 기득권 세력들은 좌파의 집권을 불안한 눈길로 쳐다보면서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올리브동맹이 공산재건당과 연정한다해도 과연 5년간의 임기를 탈없이 끌고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올리브동맹은 내부적으로 공산당이 옷을 바꿔입은 「좌익민주당」과 「인민당」 「기민당」등이 연합한 잡색군 형태를 띠고있다. 이들은 특히 경제정책에서 노선 차이가 커 합의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올리브동맹의 승리가 확실시되던 21일 하오 당사앞에 몰려든 당원들이 올리브동맹의 녹색기, 좌익민주당의 적색기, 인민당의 백색기를 제각각 흔들면서 자축했다는 점은 올리브동맹의 미래를 점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연정대상인 공산재건당은 거수기역할에 그치지 않고 나름대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호언하고있다. 더욱이 올리브동맹에서 총리로 내정된 로마노 프로디가 정당기반이 전혀 없는 것도 핸디캡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올리브동맹의 집권은 모래위에 성이 세워진 불안한 형태가 될 공산이 크다. 때문에 이탈리아 국민들은 「올리브」라는 신선한 열매가 제대로 익기도 전에 가지에서 떨어져 정국혼란이 재현되지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다.<조재우 기자>조재우>
◎총리내정 프로디/현실성 있는 경제정책 중시 교수출신
중도좌파인 「올리브나무 동맹」을 승리로 이끌어 차기 총리로 내정된 로마노 프로디(56)는 저명한 경제학 교수 출신.
북부 레지오 에밀리아 출신인 프로디는 밀라노 가톨릭대를 거쳐 런던 정경대학(LSE)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10여년간 볼로냐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한 명망있는 학자였다.
78년 줄리오 안드레오티총리 내각때 관계로 진출, 5개월간 공업부장관을 지냈고 82∼89년과 93∼94년 등 두차례에 걸쳐 산업부흥공사(IRI) 총재를 역임했다. 여당 성향이던 그는 두번째 IRI 총재 재직시절 권한남용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자 크게 반발, 야당 정치인으로 정계에 본격 입문했다.
이후 그는 경제 전문가로서 국민들에게 저금리 정책과 세금 합리화 방안 등 현실성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해 호감을 얻어 왔다.
좌파의 이번 승리도 경제정책을 중시해온 프로디의 중도 개혁노선이 유권자들의 좌익 혐오증을 불식시킨데 기인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파인 자유동맹을 주도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전총리에 비해 어눌한 언변에 외모도 그리 말끔하지 않지만 그의 현실성있는 대안이 국민들의 지지로 연결됐다는 지적이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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