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정국주도 견제” 서로 공감/노선달라 사안별로 손잡을듯「3김정치」의 두 축을 이루는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와 김종필 자민련총재가 한 자리에 앉을 경우 어떠한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 김영삼 대통령과 야3당대표의 개별연쇄회담이 마무리되면서 야권의 두 김총재 회동 가능성과 공조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4·11총선전까지 야권공조차원에서 두 김총재의 회담 가능성이 몇 차례 거론되기는 했으나 성사된 적은 한 차례도 없다. 그러나 이번에는 양김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게 정가의 지배적 시각이다. 당사자인 두 김총재가 모두 회동에 긍정적 의사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필총재는 지난 19일 김대통령과의 회담을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양당의 당직개편이 마무리되는대로 실무접촉을 가진 뒤 김대중총재와 만날 생각』이라고 적극적 회동의사를 밝혔다. 이에 국민회의 박지원대변인도 『적당한 시기에 김종필총재등 다른 야당대표와의 회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양김회동은 빠르면 양당의 당직개편이 마무리된 직후인 이달말, 늦어도 15대국회 개원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게 대체적 전망이다.
지난 해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야권공조를 추진하면서도 만나지 않았던 두 김총재가 회동에 긍정적 입장을 보이는 이유는 총선후 김대통령이 쥐고있는 정국주도권을 견제하기 위해 공조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회담이 성사되면 두 김총재는 우선 4·11총선과 관련 정부·여당의 부정·불법선거, 선거사범에 대한 검찰의 표적 수사등을 주장하며 이에 대한 공동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민회의, 자민련, 민주당 등 야3당은 여당의 선거부정의혹 규명에 대한 공동대처를 위해 물밑 실무접촉을 벌이고 있다. 선거후유증 대책마련이 주요한 의제가 될 경우 민주당대표까지 포함하는 야3당 대표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김총재는 또 신한국당의 무소속및 야당 당선자 「무차별」 영입추진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분명한 반대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15대 국회 원구성과 관련, 부의장및 상임위원장 할당문제등을 조율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두 김총재는 정치역정과 스타일도 상이할 뿐만 아니라 향후 대권가도에서도 서로 경쟁자 입장에 있기때문에 당장 차원높은 공조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민회의 김총재는 92년 대선자금 청문회를 반드시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자민련 김총재는 다소 유보적 입장이다. 또 권력구조에 대해서도 국민회의 김총재와 자민련 김총재는 각각 대통령직선제와 내각책임제를 고수하고 있어서 당장 공통분모를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표출되기 시작한 「세대교체」 물결 앞에서 동병상련의 입장에 있는 두 김총재가 이번 회동을 대권도전을 둘러싼 공조방안에 대해 은근히 서로의 의중을 떠보는 자리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3당합당이후 한번도 만나지 않았던 두 김총재가 한 자리에 앉는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이벤트」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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