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임권택감독 「축제」 완성 내달 개봉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임권택감독 「축제」 완성 내달 개봉

입력
1996.04.22 00:00
0 0

◎장례식의 「한국적 의미」 조명/조문객들 천태만상 등 엄숙함보다 밝은 스토리 역점장례식은 망자가 살아있는 사람을 초대해 벌이는 사랑과 화해의 축제라고 말할 수 있다. 떠난 이에 대한 이야기로 술잔을 비우면 슬픔과 그리움이 취기로 남는다. 복받치는 울음이나 허허로운 웃음 속에 남은 사람들에게 쌓여있던 앙금은 어느덧 사라져 버린다.장례식을 소재로 임권택감독이 1년여 동안 만든 「축제」의 시사회가 16일 열렸다. 이 영화는 소설가 이청준씨가 작품을 쓰고, 그 내용이 곧바로 촬영되는 형식으로 제작되었다. 「축제」는 소설로도 동시에 발표되어 문학과 영화를 비교할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내용은 이청준씨(극중 이준섭)의 노모 사망과 삼일장이다. 임감독은 정연한 스토리가 없는 에피소드 위주의 진행을 택했다. 엄숙함이 강조돼야 하겠으나 「축제」라는 제목이 말하듯 분위기가 밝고 즐겁기까지 하다.

유명한 소설가 이준섭(안성기 분)의 모친(한은진 분)이 치매로 고생을 하다 세상을 떠나자 장례를 위해 가족과 지인이 모이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문학지 여기자 장혜림(정경순 분)을 통해 준섭 가족의 이야기를 엮고, 준섭의 동화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란다」의 내용을 보충해 어머니에 대한 아들의 마음을 표현했다. 준섭의 죽은 큰형이 밖에서 낳아 데려왔으나 가출해 술집을 전전하는 용순(오정해 분)이 가족 갈등의 중심으로 자리한다.

임감독은 『죽음과 삶의 가운데서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이 영화를 통해 죽음은 다시 사는 것을 의미하는 축제라는 점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한다. 이 영화는 유명인인 조카의 비위를 맞추며 자식 취직을 부탁하는 고모, 화투에서 돈을 잃고 인간성을 드러내는 문학평론가, 문상 와서 낚시에 열을 올리는 친구등 인간의 천태만상을 전한다.

감독의 의도는 장례를 치르고 온가족이 모여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명확해진다. 산 사람들이 죽은 이로 인해 새삼 서로의 의미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용순과 집안의 화해도 그때 이루어진다.

「축제」는 지난달 29일 백상예술대상에서 작품상 감독상등을 받은 블랙코미디 「학생부군신위」(감독 박철수)와 함께 「장례식」이라는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어 흥미롭다. 두 영화는 모두 죽음과 장례식이 갖는 한국적 의미를 꼼꼼하고도 경쾌하게 그리고 있다. 「학생…」은 다큐멘터리 기법의 영상 등으로 주제와 한국적 제의의 성격등을 성공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축제」는 5월에 개봉된다.<권오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