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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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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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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고안자는 아르키메데스였다. 그러나 이를 처음 설치해 화제를 모은 것은 로마의 네로황제와 프랑스의 루이 15세였다. 모두 수동 조작방식이었는데 네로가 궁전안에, 루이 15세가 밖에 설치한 것만 다를 뿐 내부는 먼지 한점없이 깨끗했고 향기마저 그윽해 「천국의 방」으로 불리면서 일약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과 같은 엘리베이터는 19세기 중반 미국의 에리샤 오티스가 처음 제작했다. 보급이 늘면서 제조회사는 기계마다 안전·청결을 책임질 고정관리인이 없으면 판매할 수 없도록했다. 공공시설에 대한 시민의 관리의식을 높인다는 취지였다. 홍콩에서도 60년대초 「승강기문화」란 캠페인이 펼쳐졌다. ◆주민중 대부분인 중국사람들의 불결한 생활습관을 보다 못해 영국인들이 마련한 사회계몽 운동이었다. 낙서, 오물투기, 파손, 청소불량을 바로잡는데 자그마치 10년 이상이 걸렸을 정도로 습관고치기가 어려웠다고 말한다. 지금도 새건물, 아파트의 엘리베이터에 노인이 앉아 졸고 있는 모습을 간혹 볼 수 있다. 당시 말만으로는 되지 않자 계도원을 채용해 탑승시켰던 제도의 유물인 셈이다. ◆우리나라의 엘리베이터수가 3월말을 고비로 10만대를 넘어섰다. 이중 아파트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그에 비례해 엘리베이터의 광고물공해 역시 심각한 것으로 한 조사는 밝히고 있다. 슈퍼마켓, 음식점, 이삿짐센터, 세탁소, 교회, 학원, 열쇠상, 카센터, 보신식품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40개를 넘어 주민들의 짜증을 유발한다. ◆강력본드로 무질서하게 붙여진 광고딱지는 떼어내도 흉한 자국을 남긴다. 구청광고물 담당자에게 단속을 호소해 보지만 옥내광고에 해당하므로 단속이 곤란하다는 대답뿐이다. 광고딱지공해 외에도 타자 마자 다른 사람이 있건 없건 성급히 버튼을 눌러 전력손실과 무례를 저지르는 게 바로 저급한 우리의 엘리베이터 문화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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