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야당 총재들과 언제든지 만날것”/김 대통령­김종필 총재 대화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야당 총재들과 언제든지 만날것”/김 대통령­김종필 총재 대화록

입력
1996.04.20 00:00
0 0

◎김재통령­“북한문제 대처 만반준비”/김종필 총재­“내각제 노력은 계속할터”김영삼대통령과 김종필자민련총재는 19일 청와대에서 2시간 동안 단독오찬회담을 갖고 선거부정, 대화정치구현문제등에 대해 논의했다. 다음은 청와대와 김총재가 밝힌 대화요지를 정리한 것이다.

◇선거부정문제 ▲김총재=대통령께서는 동의하지 않을지 모르나 여당은 이번 선거에서 가질 수 있는 프리미엄을 총동원한 것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우리 자민련은 몹시 곤혹스럽게 선거를 치러야 했습니다.

▲김대통령=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김총재=전국을 돌아다녀보니 여전히 여당의 프리미엄이 상당부분 발휘되고 있었습니다. (서울 송파갑 신한국당 홍준표당선자의 유인물을 보여주며) 그 단적인 증거가 여기 있습니다. 이것도 여당후보니까 검찰·경찰이 손을 대지 않고 있습니다.

▲김대통령=이런 게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자료는 나에게 주십시오. 법대로 공정하게 처리할 것을 약속합니다.

◇편파사정문제 ▲김총재=검찰이 특별히 우리 당 당선자들에 대해 피의사실을 마구 흘려 스스로 피의사실공표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 당 당선자들의 명예가 훼손되고 여러 불이익을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경향 각지에서 자민련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습니다.

▲김대통령=자민련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김총재=우리 당만 당하고 있습니다. 이를 분명히 유념해 주십시오.

▲김대통령=챙겨 보겠습니다.

◇대선자금문제▲김총재=지난 대선과정에서 노태우당시대통령으로부터 선거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 설명해 주십시오.

▲김대통령=과거 민자당시절의 실정은 김총재 자신이 잘 알지 않습니까. 총재가 탈당하고 둘이 만난적도 없다가 취임식날 처음 만났는데 노대통령이 무엇을 줄 수 있다는 말입니까.

◇내각제문제 ▲김대통령=내각제는 부패정치의 근원입니다. 또 남북이 대처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나는 60년대초 내각제시절의 부패상을 목도했습니다. 그런 결정적인 부패상을 되풀이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이 마침 4·19날인데 내각제는 우리가 이미 한번 시험했다가 실패한 것 아닙니까.

▲김총재=지금의 한국은 그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고 내각제가 반드시 부패와 결부되는 것도 아닙니다. 대통령의 임기중 개헌불가원칙을 알고 있으므로 우리도 내년 대선에 대처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내각제를 위한 노력은 계속할 것입니다.

◇대화정치 ▲김대통령=여야가 대화정치를 해야합니다. 야당총재들끼리도 만나주시고 나도 야당총재들과 언제든지 만날 것입니다.

▲김총재=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앞서 제가 말한 문제들에 대해 대통령이 어떻게 하느냐가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대화정치를 열어 나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대통령이 각별히 신경을 써 주십시오.

▲김대통령=15대국회에서는 과거와 같은 단상점거, 농성 등 구태의연한 정치를 버리고 스마트한 정치를 해나가야지요. 이제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에 맞는 정치를 해야 합니다. 21세기를 앞두고 선진국의 기틀을 잡을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합니다.

▲김총재=미래지향적인 정치를 해야겠지요. 내가 책임지고 그런 국회가 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여소야대정국 ▲김총재=여소야대 선거결과는 국민이 현명하게 선택한 분할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여당이 이를 인위적으로 부수려해선 안될 것입니다.

▲김대통령=어제 김대중총재에게 설명했던대로 현재는 여소야대 상황이 아닙니다. 그리고 무소속으로 당선된 사람 가운데 상당수는 신한국당에 공천을 신청했던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꼭 과반의석을 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무소속당선자중 우리 당의 공천을 받지 못했던 10여명이 벌써부터 입당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본인이 온다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남북문제 ▲김대통령=북한은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여러 면에서 걱정스러운 영역에 들어와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김총재=우리의 대북정책이 때에 따라 우왕좌왕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확고한 방향을 세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정책을 밀고 나가야 합니다. 일부 대학의 학생수첩에 주체사상관련 내용이 들어 있는등 좌익문제가 심각한 것은 우려할 만한 상황입니다.<신재민·김광덕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