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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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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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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의 미국 대통령 선거는 클린턴대통령과 밥 돌 공화당 후보 간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전당대회 공식 지명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양쪽 모두 경쟁자가 일찌감치 탈락했고, 제3의 후보가 나온다 하더라도 별 승산은 없어 보인다. ◆이제까지 두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는 클린턴이 여유 있게 앞서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막판에 가서 형세가 어떻게 바뀔지는 예측이 쉽지 않다. 군사·외교부문을 부통령에게 맡기는 조건으로 콜린 파월 전합참의장을 영입해 밥 돌과 공동대통령 형식의 러닝 메이트로 선거전에 나가면 클린턴―고어 팀과 겨뤄 볼만 할 것이라는 기발한 착상도 나와 있다. ◆우리 욕심으로는 공화당 정권이 들어서는 것보다 클린턴이 재선되는 게 바람직스럽다. 클린턴과 김영삼대통령과는 벌써 다섯번이나 정상회담을 가진 친숙한 사이다. 그가 재선될 경우 한미 관계가 더욱 부드럽게 될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반대로 밥 돌이 이기면 양국 정상이 새로 얼굴을 익혀야 할 부담이 있다. ◆또 공화당의 이민규제정책이 한국교민을 괴롭히고, 중국이나 북한 같은 적성국가에 대한 태도가 강경해서 동북아의 안보환경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16일의 제주회담 오찬석상에서 김대통령이 클린턴에게 『재선을 믿는다』고 한 말은 단순한 인사치레가 아니라 이런 여러 일들을 염려해서 한 것이겠으나 적어도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할 말은 아니다. ◆우스개지만 밥 돌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한국 신문들에도 곤란한 일이 생긴다. 「돌」대통령이라 표기하기도 민망하고 「밥」대통령이라고 하기도 우습다. 그런 사정은 이란 사람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도울」이라는 발음이 페르시아 말로 남자의 치부를 가리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일 난처하게 될 사람은 김대통령일지 모른다. 당선 후 첫번째 정상회담에서 그를 만날 때 뭐라고 말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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