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지식 벗어버린 생생한 체험 담아/저자 「국민 살리는 건강운동」 도 관심나는 한국일보에 연재되는 안현필선생의 글을 늘 읽고 있지만 책으로 나온 「삼위일체 장수법」도 사서 읽는다. 이 책을 소설 읽듯이 읽는 것이 아니라 책상 옆에 두고 가끔 여기 저기 조금씩 읽는다. 읽어 봐야 대강 아는 내용이고, 안선생께서 다른 데서도 하신 말씀이지만 그런데도 읽는다. 시간이 없어서 쩔쩔매는 내가 왜 이런 책을 읽고 앉았는가 하면, 거기 말해 놓은 것이 어느 한 가지도 옳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나 자신은 그것을 죄다 그대로 따라 하지 못하고 있기에 가끔 읽어서 사람은 이렇게 먹어야지, 이렇게 살아야지 하고 정신이라도 가다듬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또 있다. 사실은 안선생의 건강법을 읽는 더 큰 까닭이 이것인 것 같기도 하다. 그것은 안선생이 하시는 「온 국민 살리는 건강운동」과 내가 하고 있는 「우리 말 살리는 운동」이 아주 많이 닮은 데가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관심이다. 우리가 하는 일이 서로 닮았구나 하고 느낀 것을 여기서 두어 가지 말해 보겠다.
안선생은 강연을 듣는 사람이나 책을 읽은 사람들한테서 흔히 『또 그런 소리 하는구나』 하는 말을 듣는 모양인데, 사실은 나도 그런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나는 안선생이 같은 이야기를 그렇게 되풀이해서 힘주어 말하는 심정을 잘 알고 있다. 나 역시 우리 말로 해라, 우리 말법으로 써라하고 늘 하는 소리가 한결같다. 이 말은 내가 죽을 때까지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나는 무슨 말의 뿌리를 찾아내어 그것을 이모저모로 파헤쳐 보여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거나, 어떤 특별한 자리에서나 쓰는 「전문용어」를 어떻게 하나 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그런 일을 하는 학자들은 따로 있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아이도 어른도 날마다 입으로 하는 말을 깨끗한 우리 말로 하자는 것인데 이것이 안 되어 우리 말이 죽어가기에 늘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수밖에 없다. 안선생도 사람의 목숨 살리는 일을 그런 모양으로 끝까지 하실 것이라 믿는다.
다음 또 하나는 안선생의 말(글)이 참 마음에 든다. 이건 지금까지 어떤 사람도 책에서 쓰지 않던 살아 있는 말이다. 그래서 내가 주장하는 「말을 살리는 글쓰기」에 아주 잘 맞다.
책에서 얻은 지식을 쓰는 글말이 아니라 몸으로 살아온 것을 들려 주는 말이기에 이렇게 힘이 있는 말이 되고 살아 있는 글이 되었다. 다만 안선생의 글에 어쩌다가 나오는 글말이나 일본식 말법이 옥에 티라 하겠는데, 그런 것까지 바로잡아 주기를 어찌 바라겠는가. 건강에 너무 자신하지 말고 부디 차도 조심하면서 귀한 일 꾸준히 해주시기 바랄 뿐이다.<이오덕 아동문학가>이오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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