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인사에 견제구… 강도관심 TK대책·보수포용 등 강조도신한국당의 김윤환 대표가 18일 오랜만에 청와대에 들어간다. 한달반여만에 김영삼 대통령과 독대하게 된다. 총선결과및 향후정국운영에 대해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김대표가 어떤 형태로든지 자신의 거취문제를 밝힐 것으로 알려져 면담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대표는 17일 윤원중비서실장과 함께 주례보고에서 풀어놓을 보따리를 거듭 점검했다. 당선인사차 찾아온 중진급 의원들도 김대표와 윤실장의 대화가 끝날 때까지 사무실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이번 주례보고의 정치적 의미가 각별하기 때문인지 어느 때보다 신경을 쓰는 듯했다.
일단 김대표는 15일 고위당직자회의에서 논의됐던 당직자의 일괄사의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괄사의란 다름아닌 김대표 자신의 사의로 압축된다고 할 수 있다.
김대표가 사의를 표명한다는 것은 두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우선 액면 그대로 김대통령의 행동반경을 넓혀주기 위한 「충정」인 경우이다. 또하나는 총선으로 초래된 여당내 미묘한 세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김대표의 자구책으로 해석될 수 있다. 즉 외부의 「흔들기」가 나타나기 전에 선공을 취하는 포석이라고 볼 수도 있다. 현재로선 김대통령이 당직자 일괄사의를 받아들여 곧바로 개편을 단행할 가능성은 거의없다. 그렇다해도 김대표의 사의표명 자체는 정치적 의미를 지니게된다.
김대표는 지난해말 전직대통령 구속을 계기로 사의를 표명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독대에서도 사의표명후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총선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대선을 앞둔 TK지역 대책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표는 그러나 킹메이커와 대권도전 사이의 향후거취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총선결과에 대해 김대표는 『승리도 패배도 아니다』라는 견해를 밝혀왔다. 이는 수도권 승리를 전체선거의 승리로 보는 시각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로 받아들여진다. 김대표뿐만 아니라 이한동국회부의장 등 구여권세력의 일치된 생각이기도 하다. 따라서 김대표는 청와대보고에서 여당의 득표기반은 역시 40∼50대 안정희구세력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김대표는 차기대선을 앞두고 김대통령에게 TK지역의 전략적 가치를 상기시킬 공산이 크다. 실제 대선국면에서 이 지역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여권내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TK지역의 중요성과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김대표의 위상을 높이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같은 기조위에서 김대표는 보수세력및 구여권인사들에 대한 포용과 화합의 정책을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견해가 당내 보수층의 생각을 상당부분 대변하는 것임을 밝힐 개연성이 높다. 이 과정에 전직대통령 처리문제가 포함될지 주목된다.
따라서 김대표의 청와대보고는 총선이후 주가가 올라가는 이회창·박찬종씨등 영입인사들에 대한 구여권세력의 견제구라 할 수 있다. 동시에 본격적인 대권경쟁을 앞두고 당내 개혁론과 안정론이 맞붙는 시발점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정광철 기자>정광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