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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오하이오주 북서부를 가다(한국 지방자치 1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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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오하이오주 북서부를 가다(한국 지방자치 1돌:하)

입력
1996.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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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살리기 성공”/“교통중심축·금융지원 적극활용”/「발전 중핵」 톨리도 시 기업유치 등 지역 경제부흥 주도/「경제침체지역」 선포 경기부양·세감면책 마련 하기도/1인 소득 4년새 15% 늘고 실업률은 4.9%로 안정세미국 지방정부들은 예산몸살을 앓고 있는 연방정부의 보조금 삭감등으로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해 있다. 30억달러의 적자에 시달리는 뉴욕시는 최근 95∼96 회계연도 만기일인 6월30일까지 인력운용경비를 제외한 모든 지출을 동결키로 했으며, 파산위기에 몰린 일부 도시들은 공공도서관 폐쇄등 극약처방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미국의 도시, 특히 중소도시들은 주정부및 연방정부의 보조금 축소와 자체 세금수입의 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생활여건의 악화에 따른 주민들의 대량전출은 시의 존립마저 위협한다.

오하이오주 북서부의 중추도시인 톨리도시도 한때 여느 중소도시와 비슷한 위기상황을 맞은데다 지역경제불황이 겹쳐 이중고를 치러야 했다. 80년이후 10년동안 인구 35만명중 4만명이 도시를 탈출했으며 90년대 초까지 실업률이 13.4%에 달해 미국 평균보다 두배이상 높았다. 또 91년 1인당 소득은 1만7,542달러로 전국평균 1만9,201달러의 92%에도 못미치는 등 톨리도시는 쇠퇴를 거듭, 전형적인 낙후도시로 각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93년 11월 칼레튼 핑크바이너 시장이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핑크바이너 시장은 「안전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내고장 만들기」와 「가난뱅이에서 부자도시로」라는 평범한 슬로건을 내걸고 「자력갱생」에 앞장섰다.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등 인근 도시와 기업유치를 놓고 불꽃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톨리도시는 교통의 중심축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 금융지원등 다양한 유인책으로 지난해에만 유리회사인 오웬 코닝사와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인 다나사의 본사를 유치하는 등 굵직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오웬 코닝사 유치만으로도 1,000개의 일자리와 2억달러의 경제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톨리도시는 섬유유리, 금속가공등 한때 이 도시에서 철수한 주요 기업들을 불러들이고 신규 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오하이오주에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4월 도시전체를 「경제침체지역」으로 선포했다. 침체도시라는 오명에 망설이기도 했지만 체면보다 경제살리기가 급했기 때문이다. 경제침체지역으로 선포되면 연방정부로부터 각종 경기부양책을 지원받게 되며 기업들에 최고 13.5%의 세금감면혜택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철강회사인 하이츠 스틸, 금속회사인 선 리파이닝사등이 올들어 이 지역에 복귀키로 했으며 타지역으로 이전을 추진했던 리비 글래스사등이 잔류를 선언했다. 톨리도시측은 94,95년 2년동안 2,184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이전을 추진했던 11개 기업의 잔류로 기존 일자리 2,622개가 보존됐다고 밝혔다. 홀리 위드먼 시 개발국장은 『우리는 경쟁도시의 80% 가격으로 부지를 제공하는 반면 수천만달러의 금융지원을 한다. 수익성을 좇는 기업들이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핑크바이너 시장도 열성이다. 그는 시 경제·무역대표단을 이끌고 지난해 11월 캐나다무역박람회에 참석, 톨리도시 전용전시장에서 기업설명회를 여는 등 무역사절로 뛰고 있다. 2월에는 오하이오주 도시들과의 치열한 로비전끝에 시 북부에 주립교도소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98년 완공되는 주립교도소는 건설비만 6,000만달러에 달하며 400개의 영구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게 된다.

전통적인 공업지대에 위치한 중소도시인 톨리도시는 디트로이트와 일리노이주의 시카고등 대도시에 비해 안락한 도시분위기를 강한 흡인력으로 삼고 있다. 5대호의 하나인 이리호를 끼고 있어 깨끗한 물이 풍부한데다 낮은 범죄율과 생활비를 자랑한다. 실제 이 지역의 대기오염은 연방정부 기준인 1∼5가운데 가장 좋은 5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살인 강도 발생률이 93개 도시중 12번째로 낮았다. 또 미국내에서 손꼽히는 예술박물관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시설과 호반을 낀 전통 휴양지, 울창한 공원들이 즐비해 삶의 질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94년부터 완전회복세로 돌아선 톨리도시의 경제 성적표는 괄목할만하다. 지난해 1인당 소득은 2만214달러(추정치)로 91년에 비해 15%가 늘었으며 실업률은 4.9%로 안정세를 보였다. 수출전진기지인 톨리도항은 지난해 곡물과 철광석등 1,000만톤을 수송했는데 이중 철강수송량은 128만톤으로 전년도 보다 83%나 증가했다.

톨리도시에서 본사건물을 건설중인 오웬 코닝사의 글렌 히너 회장은 『수익성과 장래성면에서 톨리도시를 선택한 것은 현명했다』며 『우리는 톨리도시와 함께 2000년전까지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톨리도=이종수 특파원>

◎톨리도 시의 이점은/부지·훈련·비용·노동력·삶의질 비교우위/기업들에 7.5∼13.5% 세금감면 혜택 부여

톨리도 시는 훈련(Training), 부지(Sites), 비용(Cost), 노동력(Labor) 삶의 질(Quality Of Life)등 5가지면에서 경쟁 도시들에 비해 우위를 갖고 있다는 것이 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학과 연구소등이 참여하는 산업훈련컨소시엄은 전통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조직적인 첨단기술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훈련원은 교실과 산업현장에서의 트레이닝과 재트레이닝에 역점을 두고 있다.

톨리도시의 땅값은 인근 경쟁지역보다 저렴한 반면 기업들에 각종 금융지원과 편리한 교통수단, 첨단 통신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또 기업들의 비용절감을 위해 7.5∼13.5%의 세금감면혜택을 주고 있으며, 전기와 가스 수자원등도 시측이 사업자에게 인센티브를 주어 경쟁력을 유지토록 하고 있다.

톨리도시가 가장 자랑하는 부문은 고급노동력이다. 인근에만 2만3,000여명이 재학중인 톨리도대를 비롯, 4개 대학에 6만여명의 대학생이 있다. 노동자들의 근로의욕도 강해 지난해 노동이동률은 6%, 무단결근율은 3%를 밑돌았다.

범죄와 환경으로 대표되는 삶의 질도 높은 편이다. 톨리도시의 강력범죄는 지난해 11월이후 10.4% 감소했으며 깨끗한 물과 공기, 쾌적한 분위기는 주민과 기업유치에 강한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터뷰/칼레튼 핑크바이너 톨리도시장/“원스톱 센터 사업·건축허가 신속처리/맑은 물·낮은 범죄율·편리한 교통 매력”

칼레튼 핑크바이너(57) 톨리도시장은 행정, 정치, 비즈니스 등 3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전형적인 미국 도시의 시장이다. 그는 『민원해결과 각종 행사참여, 기업유치에 신경쓰다보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고 말했다.

핑크바이너시장은 『시 개발국과 노조, 경영주 대표들로 경쟁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경제살리기에 온 정성을 쏟고 있다』며 『최근에는「원 스톱 센터」를 설치, 사업과 건축허가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언론에서도 톨리도시의 발전을 높게 평가하는 등 톨리도는 성장궤도에 올라섰다며 『침체됐던 시내가 활기를 띠고 시민들도 자신감을 회복했다』고 자랑했다. 또 100년 이상된 건물을 철거하는 대신 도시 곳곳에 대규모 주택단지가 들어서고 있으며 도로 재건설사업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대기와 수질등 환경보호와 치안개선에 중점을 두어 기업과 주민 모두 안심할 수 있는 도시만들기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의 경우 약 4,000명의 주민이 새로 전입하거나 복귀했는데 그중 대부분은 맑은 물과 낮은 범죄율, 자녀교육등의 매력때문에 톨리도를 선택했다고 한다. 여기에 혼잡지역이라도 20분이면 통근이 가능한 교통의 편리함도 대도시 교통체증에 시달린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데 한 몫했다.

그는 지방자치는 주민참여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꽃 가꾸기, 깨끗한 거리만들기에 나서는 것도 톨리도시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톨리도시가 경기침체지역으로 선포된 것과 관련, 『명칭이 주는 거부감 때문에 이견도 있었지만 기업유치에 도움을 준 건 사실이다. 경제가 회복된만큼 올해안에 이를 해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신을 경영인에 비유하며 시정에도 경영의 개념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원인 그는 공화당 소속의 조지 보이노비치 오하이오 주지사와의 관계에 대해서 『정치적 견해에 차이가 있을 뿐 지역발전이라는 목표는 다를 바 없다』며 『민주당과 공화당이 뒤섞인 시 의회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롤리도=이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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