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소개 탈피 첨단기술 쉽게 설명/한·미·일 3개국서 방대한 취재량 불구 겉핥기식 제작 아쉬움「일요스페셜」(KBS1, 일 하오8시)은 국내외의 다양한 인물이나 사건, 현상 등에서 시의적절한 소재를 택해 방송하는 교양 다큐멘터리다. 지루한 내레이션과 영상이라는 단조로운 틀을 벗어나, 꼼꼼한 취재와 드라마적인 재미까지 곁들여 풍성하고 밀도있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가 3년동안 경쟁사의 주말드라마와 같은 시간대에 방영되면서도 꾸준하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참신한 기획과 소재의 다양성에 기인하는 것같다. 올해 들어서도 1월말 「성덕 바우만」을 비롯해 「북한의 식량난」, 「한국여권 의심받고 있다」, 「선동렬 일본공략」등 다양한 기획물을 방송해 눈길을 끌었다.
14일 방송된 「가상현실―지금, 미래를 가다」(연출 이원혁)도 「일요스페셜」의 진가를 발휘한 프로였다. 21일 과학의 날을 앞두고 마련된 「가상현실…」은 세상을 뒤바꿀 21세기의 10대 첨단기술로 꼽히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했다.
이따금 방영되는 과학다큐물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있는 선진국의 기술수준을 일방적으로 소개하는 수준에 머물러 시청자의 외면을 받기 십상이었다. 또한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주기보다, 격차가 너무 커 실망감을 안겨주기까지 했다.
「가상현실…」은 달랐다. 국내의 가상현실 연구개발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약간 뒤처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심혈을 기울여 창의성을 발휘한다면 선진국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설득력있게 심어주었다.
제작진은 「컴퓨터와 인간의 만남」으로 일컬어지는 최첨단기술을 설명하면서도 난해한 개념이나 용어를 사용치 않으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군사와 오락은 물론, 의료 건설 교육 등 실생활에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사례를 통해 첨단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일깨워주었다.
4월 과학의 달의 의미를 생각케 해준 유익한 프로였음에도 불구하고 한미일에서의 방대한 취재량을 1시간 동안 방송하면서 겉핥기식에 머무른 것같아 아쉬움으로 남는다.<김성호 기자>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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