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레바논 침공땐 시리아와 전면전 확대 불가피이스라엘과 반이스라엘 회교 게릴라단체 헤즈볼라(신의 당)간의 되풀이 되는 보복전으로 중동평화 정착과정이 흔들리고 있다.
이스라엘이 11일부터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외곽지역과 베카계곡 등 레바논내 헤즈볼라 거점에 대해 4일째 대대적인 폭격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선 헤즈볼라의 반격도 날로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82년 이후 처음인 이번 대공세에서 레바논의 항구들을 해상봉쇄하고 민간인과 레바논 주둔 시리아군까지 무차별로 공격, 자칫 전면전으로 번질 우려를 낳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명분은 레바논 남부에 설치한 「안전지대」와 이스라엘 북부지역에서 자행된 헤즈볼라의 로켓공격과 테러에 대한 응징이다. 헤즈볼라의 카추사 로켓공격을 받은 북부지역을 방문한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총리는 12일 레바논 영내임을 개의치 않고 필요하다면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다짐은 이스라엘이 같은 이유에서 82년 「갈릴리 평화작전」이라는 암호명으로 단행했던 레바논 침공을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경우 레바논의 후견국을 자임하며 병력 3만5,000명을 파견해놓은 시리아와의 충돌이 불가피, 협상 당사자간의 맞대결로 중동평화 과정을 원점으로 돌려놓을 개연성도 없지 않다.
그동안 시리아, 레바논과 평화구축을 논의해온 이스라엘이 이를 반전시킬 가능성이 큰 공세적 자세로 돌아선 것은 일견 국가존립을 위한 안보문제를 중시하는 입장을 재천명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꺼풀 벗겨보면 국내 정치상황에서 비롯된 계산이 깔려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즉 5월29일로 예정된 최초의 총리 직선 및 총선을 앞두고 페레스총리의 노동당 정부가 벌이는 여론무마용 안보위기 조장이라는 지적이다.
페레스총리는 2,3월 잇따라 터진 팔레스타인 회교과격파의 자살폭탄테러 이후 지지율이 급락, 평화협상에 반대하는 벤야민 네탄야후 리쿠드당 당수의 맹추격에 시달려왔다.
이 때문에 인기만회책으로 강경파의 요구를 수용할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돼 왔다. 페레스총리가 앞서 마지막 단계의 자치협상을 남겨놓고 있는 팔레스타인측에 대해 독립국 지위 불인정및 이스라엘인 정착촌 철수불가 등 초강경 조건들을 제시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위기는 이스라엘 선거 전까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반면 페레스 정부의 「잘 관리된 위기」이기 때문에 확산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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