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통해 중공산혁명 생생히 묘사/서방세계의 중국관에 획기적 영향에드가 스노(1905∼1972)의 「중국의 붉은 별」은 중국공산혁명의 실체를 서방세계에 처음 전한 책이다. 책이 나온 1937년 당시 중국의 공산혁명군은 서방에 흉악한 도적의 무리로만 알려져 있었다. 1930년대 중국 내륙 오지에서 벌어진 중국 홍군(공산혁명군)의 싸움을 세상에 알린 스노는 마르코폴로이래 서방세계의 중국관에 획기적 영향을 미친 서양인으로 대접받고 있다.
총 12부로 구성된 이책은 젊은 기자 스노가 홍군이 장악하고 있던 홍구로 들어간 1936년 6월부터 그 곳을 빠져나온 10월까지 4개월간의 취재기록이다. 홍군이 국민당정부의 공세를 피해 서북변방으로 옮기는 대장정을 감행한지 2년째 되는 해였다.
모택동(마오쩌둥)등 혁명군 최고실력자에서 촌로, 나이어린 홍군병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체험담을 꼼꼼히 기록한 책의 하이라이트는 모의 파란만장한 삶을 정리한 제4부와 대장정에 관한 기록인 제5부. 보고 듣고 체험한 것을 냉정하고 담담하게 기술했다. 객관성 못지 않게 주목을 끈 것은 정확한 예측이었다. 『중국의 혁명운동은 패배나 일시적 후퇴를 맛보기도 하고 지하로 숨어들 때도 있겠지만 앞으로 계속 성장하고 결국 성공할 것이다』 31세 젊은 기자의 예견은 13년뒤 그대로 들어맞았다.
1905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에서 인쇄업자의 3남으로 태어난 스노는 미주리대 컬럼비아대에서 신문학을 공부하고 1928년 중국 상해(상하이)에 가 차이나 위클리 리뷰, 뉴욕 선등의 기자로 활동한다. 1932년 북경(베이징)에 정착, 많은 지식인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60년대까지 자유롭게 중국을 드나들었다.
그러나 1950년대 미국에 몰아닥친 매카시선풍으로 입지를 잃었고 말년에는 스위스로 이주하는 고통도 겪는다. 그의 첫번째 부인은 이름없는 조선혁명가 김산의 생애를 다룬 「아리랑의 노래」의 작가 님 웨일스였다.
한국어판은 85년 도서출판 두레에 의해 조선일보 해직기자출신인 신홍범씨의 번역으로 출간됐으나 나오자마자 금서판정을 받았다. 후에 금서에서 풀렸고 경찰의 단속기간에도 10만부 이상 팔렸다.<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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