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대치는 서로 불원” 관측/김 대통령 정국 운영구상이 관건4·11총선은 신한국당의 선전과 국민회의의 불진, 자민련의 약진, 민주당의 몰락으로 요약된다.
총선결과 신한국당은 안정과반수 의석에는 못미쳤으나 1백39석을 얻은데 반해 야3당은 모두 합쳐 1백44석을 획득함으로써 여야 공히 과반수의석에 못미쳤다. 이같은 의석분포는 표면상 여당이 제1당으로서 정국을 주도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과반수 미달로 야권과의 협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4당의 의석분포는 13대국회에서 처음 나타난 여소야대 정국구도에 이어 3당정립구도를 예고하는 「신황금분할구도」라는 함의를 담고 있다.
이는 기존의 3김체제가 앞으로 적잖이 변화할 것임을 예고한다. 여권이 사실상의 정치적 승리를 거둔데 반해 김대중·김종필씨가 이끈 야권은 정치적으로 패배했다는 점에서 두김씨는 어떤 형태로든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3김씨가 서로 막다른 골목으로 질주하지는 않을 것같다. 이들은 향후정국의 일정한 부분에서 견제와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김영삼 대통령은 집권후반기의 국정운영측면에서 두김씨의 협력이 필요한데 반해 두김씨는 차기대권전략 차원에서 김 대통령과 견제와 협조가 불가피한 것이 현실이다. 까닭에 총선이후의 정국구도는 총선이전의 「신3김 경쟁체제」에서 새로운 변화의 「후3김 견제체제」를 예고하고 있다.
우선 김대통령은 총선을 계기로 자신의 통치구도와 내년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을 위한 확고한 발판을 구축했다고 판단하고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정국운영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김 대통령은 이번 총선에서 여당의 선전을 문민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로 인식하고, 임기후반기동안 변화와 개혁정책에 박차를 가할 것이 분명하다. 이와 함께 차기대권 전략상으로 두김씨를 겨냥한 3김구도타파와 세대교체를 통한 본격적인 정국구상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로 김 대통령은 신한국당의 과반수 의석확보 여부와 관계없이 총선결과에서 나타난 야권의 퇴조에 힘입어 두김씨와의 대화와 협력보다는 종전과 같은 긴장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선거에서 3김씨 가운데 가장 타격을 입은 것은 김대중국민회의총재이다. 당초 개헌저지선 1백석을 내세웠던 김총재로서는 당내입지가 약화된데다 차기대권도전 구상에도 난기류를 만난 셈이다. 그러나 김 총재가 이번 총선결과에 대해 『참패라고 볼 수없다』고 언급했듯이 향후 정국구도에서 일정역할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여기서 김총재의 선택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다른 세력과의 연대나 통합을 통해 대권전략을 밀고나가는 방안이며, 둘째는 자민련등과 손을 잡고 내각제를 추진하는등 대권전략을 수정하는 것이다.
김 국민회의 총재의 선택과 진로에는 그동안 내각제를 앞세웠던 김자민련 총재가 주요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때문에 김 총재는 단기적으로는 김국민회의총재와 사안별로 연대, 공조체제를 유지해 나가되 일정기간이 지나면 여권과도 견제와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조명구 기자>조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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