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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보다 인물본위” 선택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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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보다 인물본위” 선택현상

입력
1996.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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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야프리미엄·관록만으론 지탱 못해/강현욱·이완구 후보 등 이변도 “인물반란”15대 총선의 큰 특징중 하나는 유권자들의 선택기준이 정당중심에서 인물위주로 선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역대 선거에서 변치않는 야당 도시였던 서울에서 국민회의 다선 후보들이 줄줄이 패퇴한 사실은 정당우위의 고착화한 선거관행이 허물어져 내리고 있음을 웅변해 주었다. 물론 지역주의적 투표성향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표출된 것은 사실이다. 이른바 3김씨들은 상대 텃밭에서 아예 뿌리를 내리지 못하거나 간신히 교두보정도만 확보한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에 드러난 수도권의 투표성향은 인물이 점점 후보선택의 중요기준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고있다.

DJ이후 야권의 차세대 대권주자로 거론되던 유력인사들이 대거 탈락한 것은 이런 추세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물론 이들 국민회의 후보가 「인물」면에서 상대후보에게 뒤떨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다선의 관록과 야당의 「프리미엄」만으로는 변화하고 있는 유권자들의 의식을 담아내기 벅차게 됐다는 점만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초선 의원이긴 하나 국민회의의 입노릇을 했던 박지원 대변인과 배기선 의원도 야당의 아성이나 다름없던 경기부천을과 원미소사에서 각각 참신한 인물론을 내세운 신한국당 이사철·김문수후보에게 뼈아픈 일격을 당했다.

민주당과 자민련의 현역의원들도 대거 물갈이됐다. 슬롯머신사건 수사검사였던 송파갑의 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자민련 조순환·민주당 양문희 두 현역의원을 시종 여유있게 리드한 끝에 간단히 함락시켰다. 서울방송(SBS) 앵커출신인 맹형규 후보도 송파을에서 민주당 김종완 의원을 큰 표차로 눌렀다. 또 은평을에서는 민중당 사무총장출신의 신한국당 이재오후보가 재선의 국민회의 이원형 의원을 눌렀고, 구로을에서는 신한국당 이신행후보가 재선의 당정책위의장을 지낸 국민회의 김병오 의원을 쓰러뜨렸다.

인물승리론은 신한국당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신한국당의 파고속에서도 젊음을 앞세운 국민회의 소속의 김민석·추미애 후보 등 신진기예들은 현역의원인 신한국당의 최영한, 민주당의 박석무 후보를 눌렀다. 또 무소속의 경우 백승홍 후보가 옥중출마한 대구 터줏대감 정호용 의원을 밀어냈으며, 평택갑의 30대 원유철 후보가 신한국당의 중진 김영광 의원을 물리쳤다.

3김씨의 텃밭인 부산·경남과 광주·호남, 대전·충남에선 여전히 후보자보다는 당에 투표하는 성향이 뚜렷했음에도 몇몇 의미있는 「인물반란」이 있었다. 군산을에선 신한국당 강현욱 후보(전농수산부장관)가 국민회의 강철선 의원을 꺾음으로써 전북의 「여일점」이 됐다. 또 자민련의 아성 충남에서는 충남 경찰청장출신의 신한국당 이완구후보(청양·홍성)가 자민련 조부영 사무총장을 꺾는 파란을 연출했다. 신한국당의 김석원·강재섭후보가 TK정서의 늪을 헤치고 대구지역에서 입신한 것도 인물승리로 기록될 만 하다.<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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