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대화 공식거론 상황변화 관측한국의 총선이 끝남에 따라 북·미간 접촉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 문제를 둘러싼 한미간의 논의도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보여 향후 남북한과 미국의 3각관계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북·미관계개선의 「걸림돌」로 여겨져 온 남북대화 문제와 관련, 미국은 내주 한미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거론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총선이후 남북관계에 중대한 전기가 마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워런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은 11일 백악관 브리핑에 참석, 빌 클린턴대통령의 한국 일본 러시아 순방 일정을 설명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완화에는 남북대화가 긴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남북 당사자간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전제,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깊이있게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관측통들에 따르면 미국무부가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례적인 일이며 크리스토퍼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한국정부에 남북대화를 위한 모종의 조치를 제안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미국의 자세표명은 3월 중순 공로명외무장관이 방미했을 때 『총선이 끝나면 청와대차원에서 획기적인 모종의 대북한 제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던 대목을 상기시킨다. 더구나 이번 총선에서 신한국당이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둠으로써 한국정부의 대북태도는 충분히 변경될 환경을 갖추었다는 것이다.
또 그동안 한국정부의 요청에 따라「총선이후」로 미뤄졌던 북·미간 제반 접촉도 속속 이루어질 예정이다. 우선 이달중에 한국전 미군유해 송환협상이 뉴욕에서 개최될 예정이고 미사일회담도 비슷한 시기에 열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남북한과 미국간의 3각관계에서 한미와 북·미간 대화 재개는 이미 예정돼 있는 셈이고 남북대화만이 막혀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이 문제를 한미정상회담의 공식 의제로 올리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같은 배경들로 볼 때 한국정부가「총선때까지 유보」시켜 놓았던 북·미간 접촉은 당연히 궤도를 밟아 나갈 것이며 한국정부도 북한에 대한 「무관심과 강경태세」를 더 이상 고집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된 것으로 보여진다.<워싱턴=정병진 특파원>워싱턴=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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