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기관에도 비난의 화살방송사들이 11일 하오 내보낸 개표방송은 한때 투표자 전화조사의 「위력」을 과시하는듯 했다.
국민들은 개표가 시작되기전에 보도된 전국 2백53개 지역구에 대한 결과예측을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신선한 충격은 2시간도 채 지속되지 않았다. 개표결과 예측은 크게 빗나갔으며 결국 전화여론조사의 허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고, 방송의 공신력에 문제만 제기했다.
KBS MBC SBS등 TV방송3사와 CBS라디오는 투표가 끝난 하오6시 정각 일제히 「신한국당 예상 의석수 전국구 포함 1백75석」이라는 보도와 함께 예상당선자를 발표했다.
방송사들이 투표자 전화조사를 통해 개표완료에 앞서 당선자를 예측보도한다는 사실을 알았던 시청자들도 「확정보도」에 가까운 자신감 넘치는 방송내용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방송사는 하오6시1분께 예상당선자를 소개하고 인터뷰까지 내보내는 자신감을 보였다. 각 방송사는 오차율이 있음을 고지하고 투표자 전화조사에 의한 결과임을 강조했지만, 시청자들에게는 당선 확정자 발표와 거의 다름없는 강도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개표방송이 진행되면서 서울 경기 강원 경북등을 중심으로 지역에 따라 예상당선자의 윤곽이 바뀌고 압승이라던 신한국당의 예상의석수(전국구 포함)가 크게 줄어들자 시청자들은 또한번 놀랐다. 본사를 비롯, 각 언론사에는 『전화 여론조사에 대한 과신이 결과적으로 방송사의 공신력을 떨어뜨린것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비난전화가 빗발쳤다.
방송사는 예상이 빗나간데 대해 뒤늦게 해명하는등 당혹해했다. MBC의 개표방송 관계자는 『이 정도로 예측이 어긋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투표자 전화조사를 실시한 한국갤럽등 5개 여론조사기관에서 책임을 져야할 일』이라며 곤혹스러워 했다.
이번 투표자 전화조사의 자문교수단의 한 관계자는 『방송사가 조사결과를 발표하는데 보다 신중했어야 했다』면서 『예상 오차율이 8·6%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와 최저 의석수를 밝히는 정도가 적당했다』며 아쉬워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투표자 전화조사는 선거구당 5백∼1천명의 표본조사만으로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해내기 어려운데다, 전화조사의 한계 등을 감안하면 보다 신중한 보도자세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김경희 기자>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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