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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응답층 투표양태 변해 “오차”/여론조사 적중했나

입력
1996.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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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표 많다” 통념깨고 여 쏠려/막판쟁점 등 따라 굴곡 보이기도「신한국당 상승, 국민회의 보합, 민주당 정체, 자민련 하락세」

선거일 직전까지 여야4당의 여론조사 결과는 이같은 판세충에 대체적으로 근접했다. 그동안 장학로씨 사건과 북한사태등의 영향을 받은 정국풍향에 따라 각당마다 2∼3차례의 굴곡을 거치면서 추려낸 최종분석은 신한국당이 눈에 띄는 막판피치를 올리는 반면 야권은 상대적으로 주춤하는 것으로 귀결됐다.

이 가운데 5일이후 신한국당의 상승곡선은 매우 가파랐다. 본격 선거전이 시작된 3월초 신한국당은 이회창·박찬종씨의 「영입효과」덕분에 지역구 1백10석을 합해 1백30석안팎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장씨사건으로 된서리를 맞아 당선가능 지역구 의석수가 1백석을 가까스로 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북한변수에 힘입어 이달 초순에는 3월의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그러나 종반에 들어서 수도권에서 약진하는 신인들이 연이어 출현하고 강원과 경북의 분위기가 호전돼 투표전날인 10일에는 『신한국당이 지역구에서 1백20석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반면 국민회의는 장씨사건으로 서울등 수도권에서 약진, 『1백석이상의 목표초과달성도 가능하다』는 진단이 나왔고 북한사태가 이를 상쇄, 다시 90석대로 떨어졌으나 판세추이는 전반적으로 수평을 유지했다.

이에비해 자민련은 수도권에서 절대약세를 보이면서 갈수록 하강세를 보였다. 자민련은 당초 당선가능 지역구를 55석으로 잡아 전국구 10석을 포함, 65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북한변수에다 전국구 공천헌금설, 김종필총재의 독도발언등 잇단 악재로 10일에는 기대치가 50석으로 하향조정됐다.

따라서 실제로 1백40석 안팎을 차지한 신한국당과 50석에 근접한 자민련은 비교적 정확히 판세를 읽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자민련이 지역별 확보예상치에서 전략지로 꼽았던 경북과 강원의 성적이 저조한 대신 경기남부에서 기대밖의 성과를 거두는 「오차」를 나타냈다.

이에반해 국민회의는 확보의석수가 목표치에 미달했을 뿐 아니라 서울에서 제1당의 자리를 신한국당에 내주는등 여론조사가 크게 빗나갔다. 이는 무엇보다 서울의 무응답층, 즉 부동층이 전과 다른 투표양태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서울의 두터운 부동층이 『숨어있는 표에는 야당표가 더 많다』는 통념을 깨고 이번에는 신한국당쪽으로 대거 쏠렸다는 얘기다.

결국 부동층의 구성도 적지않게 변했을 뿐만아니라 선거이슈와 정국풍향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다양한 행태를 보일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 셈이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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