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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각당 표정­4·11총선 국민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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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각당 표정­4·11총선 국민의 선택

입력
1996.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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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 “이 정도면 무난” 애써 여유/청와대­“개혁지지 표로 나타난셈” 평가/국민회의­기대 못미치자 원인분석 분주/자민련­막판 호조 환호/민주­침통속 줄담배여야는 결과가 신한국당의 선전으로 나타나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이 결과가 몰고올 향후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그러나 신한국당 압승을 점친 방송사의 초반보도가 크게 빗나가자 야당측은 이에 불만을 표시했지만 대세가 신한국당에 있다는 점은 굳이 부인하지 못했다.

▷청와대◁ 청와대는 『새로운 정치의 출발』이라며 크게 고무된 가운데 김영삼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이 밤늦게까지 TV를 시청하며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특히 김대통령은 아침 투표를 마친뒤 줄곧 관저에 머무르며 이원종정무수석으로부터 투개표상황을 보고받았는데 선거결과에 대해 아주 만족해 하면서도 몇몇 아끼는 인사들이 당선권에서 비켜가자 안타까워했다.

청와대에는 이날밤 김광일비서실장 이원종정무 심우영행정 문종수민정 윤여준공보수석등이 자리를 지키며 개표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지 살피는 한편 신한국당이 상당한 선전을 하는 것으로 결과가 나타나자 『국민이 개혁을 지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하오6시부터 방송3사가 여론조사결과를 발표하자 『제발 여론조사결과가 맞기를 바란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으로 논평을 삼갔다.

그러나 밤10시가 넘어서면서부터 방송사의 예상에는 못미쳤지만 1백40석을 육박하는 신한국당의 선전결과에 대해 『21세기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국민이 어떤 형태의 정치를 원하는지 확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한국당◁ 신한국당은 「환호와 흥분―초조―안도」라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신한국당은 투표마감시간에 맞춰 TV방송사들이 「투표자전화조사」결과를 토대로 성급하게 내보낸 「신한국당 1백75석예상」이란 보도에 일시에 탄성을 터뜨리며 환호했다.

당직자들은 실제개표에 앞서 투표자전화조사결과가 나온 하오 6시께 일제히 『이겼다』고 환호하면서도 『믿기지 않는다』며 반신반의 하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이들은 뒤이은 개표에서 당초 여론조사보다 30석이상이 뒤지는 결과가 나오자 『여론조사가 너무 과대포장됐다』며 적잖이 실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선전했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앞서 상오까지만 해도 투표율이 예상보다 크게 저조하자 당직자들은 『고정표를 가진 국민회의에 밀리는 것 아니냐』 『1백30석도 안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하오5시께부터 청와대등에서 선거결과를 낙관하는 보고들이 밀려들자 당직자들은 「설마」하면서도 압승기대감으로 크게 술렁였다. 이를 반영하듯 이회창선대위의장 강삼재선대위본부장등 당지도부는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느긋하게 TV를 보는등 한껏 여유를 보였다.

국민회의는 방송사의 여론조사결과 국민회의가 신한국당에게 크게 밀려 72석 획득에 그칠 것이라는 비보가 전해지자 『믿을 수 없다』며 아연실색했으나 실제개표에 들어간 밤 11시이후 예상의석이 80여석으로 늘어나자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국민회의는 방송보도가 나간뒤 흥분한 지지자들이 당사를 직접 방문하고 방송내용의 진위를 묻는 항의전화가 계속되는등 술렁였으나 김대중총재 주재로 긴급선거대책회의를 개최, 『방송보도는 기존의 여론조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신빙성 없는 결과』라며 중앙선관위에 방송중단을 요구하는등 여론조사결과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밤 11시이후 실제개표결과 서울 구로갑과 인천등 일부 지역에서 국민회의 후보가 선두에 나서는등 방송사 조사결과보다 10개 의석을 더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자 안도의 빛이 역력했다. 특히 권로갑상임부의장과 함께 상황실을 지킨 신락균부총재는 『방송사의 터무니 없는 보도에 정신이 없었는데 이제 조금씩 정상을 회복하는 것 같다』고 여유를 찾기도 했다.

개표방송 초기에 실망과 체념의 빛이 역력했던 김대중총재도 국민회의 후보들의 선전소식에 귀가를 미룬채 총재실에서 밤늦도록 TV를 시청했다.

▷자민련◁ 마포당사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TV 개표방송을 지켜본 김종필총재와 주요 당직자들은 실제 개표가 진행되면서 방송예상과는 달리 상황이 반전되자 환호를 연발하며 여유를 되찾았다.

김총재는 청구동 자택에서 하오 9시께 당사로 다시 나와 당직자들과 함께 밤늦게까지 후보들의 득표 변화추이를 지켜보다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 선전했다』는 총평으로 소감을 대신했다. 김총재는 그러나 방송이 하오 6시 정각을 기해 전화 여론조사에 따른 예상의석수를 공개했을때는 충격을 받은듯 당사에 나오려던 계획을 한때 취소하려 했다. 개표시작후 시간이 지날수록 자민련 후보들이 선전 또는 추격하는 지역구가 늘어나자 김총재와 주요 당직자들은 웃으며 농담을 주고 받는 모습을 보였다. 김총재는 그러나 방송사의 여론조사 결과보도에 대해서는 『어처구니 없는 짓』이라고 일축한뒤 『그 예상이 맞았더라도 겸허히 수용했을 것』이라며 「언중유골」의 심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밤 11시이후에 당락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면서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선전쪽으로 방향이 잡히자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해졌다. 특히 텃밭인 대전과 충남북을 거의 석권하면서 대구·경북과 경기지역의 상황이 호전되자 일부 당직자들은 전국구 포함, 50석이상 확보를 조심스레 점치며 「약진」을 주장 했다.

▷민주당◁ 민주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 당존속마저 불투명해지자 충격과 허탈감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특히 당선안정권으로 믿었던 「스타군단」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진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의아해 했다.

정읍에서 상경한 김원기공동대표는 당사 5층 종합상황실에서 방송보도를 지켜보다 큰 한 숨을 내쉬며 『많이들 도와줬는데 염치없게 됐다』며 체념하는 표정을 지었다.

개표초반 당직자들을 독려하던 이중재선대위원장도 『어떻게 저렇게 차이가 날 수 있는가』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상황실에 속속 도착한 박계동·유인태·장기욱·원혜영의원등도 침통한 표정으로 줄담배를 피우며 개표방송을 말없이 시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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