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운동 밤-간병 후보 끝내 상복 투표/벌목공 출신 귀순자 “이번엔 많이 연구”/이순자씨도 한표 김옥숙씨는 기권/행정착오 사병 1박2일 특박 참여 뒤바뀐 투표소 약도에 항의 소동도○…전두환 전대통령부인 이순자씨는 이날 상오 9시40분께 수행비서 5명, 이웃 아주머니 12명 등과 함께 연희2동 사무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표를 행사했다.
이씨는 이날 도장을 가져오지 않아 선거인등재 명부 확인을 지장으로 대신하고 투표용지를 받아 제일 먼저 투표를 끝냈다.
회색정장 차림의 이씨는 투표소에 도착하자마자 선관위 직원들에게 밝은 표정으로 『수고하십니다』며 짤막하게 인사한 뒤 투표를 마치고는 취재진들에게 『선거홍보물을 꼼꼼히 읽고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찍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차남 재용이는 공부하러 일본으로 돌아가 투표에 참석할 수 없다』면서 『일주일에 한번 정도 안양교도소에 면회를 가는데 오늘은 임시공휴일이라 면회가 되지 않는다』고 근황을 밝혔다. 막내 재만씨 내외도 상오7시30분께 이곳에서 투표를 마쳤다.
○…검찰의 전직대통령 비자금및 12·12, 5·18사건 수사 이후 줄곧 자택에서 칩거해온 최규하 전대통령과 노태우 전대통령의 부인 김옥숙씨는 이날 투표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최 전대통령측의 최흥순 비서관은 『최 전대통령이 현재 허리와 다리의 신경통으로 몸이 좋지않아 거동이 불편한 상태인데다 최근 심한 감기에 걸렸다』며 『아침에 일정을 보고했으나 투표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고 전했다.
연희동측은 또 이날 상오까지 『김여사가 투표에 참여할 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고 투표마감 시간이 다가오자 『하기는 할 텐데…』라고 전하기도 했으나 결국 기권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동작갑선거구 제7투표소가 마련된 신상도초등학교에서는 이날 상오 8시30분 장기표후보(민주)의 부인 조우하씨(45)가 나와 투표하려 했으나 투표권이 없다는 사실을 통보받고는 그냥 되돌아가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조씨는 남편 장후보와 함께 선관위 직원등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선거인 명부를 확인하려 했으나 선관위 직원이 『지난해 4월14일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투표권이 없다』고 설명하자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발길을 돌렸다. 조씨는 『지난해 지방선거때는 투표를 했는데 왜 이번에는 안되느냐』고 질문하자 선관위측은 『당시에는 형이 확정되지 않아 투표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영등포을 선거구에 출마한 전홍기후보(자민련)는 투표를 하루 앞두고 부친상을 당해 강서구 염창동 자택에 마련된 빈소를 지키다 이날 상오 7시께 상복 차림으로 한표를 행사해 주위의 동정을 샀다.
전후보는 선거운동 기간에도 낮에는 유권자를 만나고 밤에는 아버지의 병상을 지켜왔으나 10일 4시30분께 선거운동을 하러 밖으로 나간 사이 부친이 운명, 임종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초구 서초1동 제3투표소인 서초1동 동사무소에는 이날 상오 9시10분 87년 일가족을 이끌고 귀순한 김만철씨(57)가 부인 최봉례씨(51), 맏딸 광옥씨(26) 등과 함께 투표.
김씨는 『귀순이후 국회의원 선거는 이번이 두번째인데 자유세상에서 내 마음대로 뽑고 싶은 사람을 뽑으니 너무 기분이 좋다』며 『묵묵히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 표를 던졌다』고 웃음지었다.
93년 8월 러시아 국적선을 타고 부산항으로 귀순한 시베리아 벌목공 출신 안충학씨(37)도 이날 하오 2시께 서울 강서구 가양3동 사무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현재 기아자동차 영업사원으로 근무중인 안씨는 『지난해의 6·27 선거 때에는 후보의 약력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등 미숙한 점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후보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며 『제대로 된 참정권 행사를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2동에서는 선관위가 유권자에게 보낸 투표안내문에 포함된 투표소 약도가 뒤바뀌는 바람에 이날 아침 일찍 투표를 하러나온 시민 10여명이 동사무소로 몰려가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상오 7시께 투표를 하러나온 주민 박덕균씨(55·사업)는 『약도만을 믿고 극동상가에 마련된 제5투표소로 갔다가 선관위측에서 31통주민들은 도보로 20여분정도 떨어진 제6투표소로 가라고 해 함께 줄서있던 50∼60명이 되돌아 갔다』고 말했다. 동사무소측은 『투표안내문 발송과정에서 각각 제5투표소와 제6투표소에 배당된 31통과 27통에 발부된 약도 30여장이 서로 뒤바뀌어 혼란을 빚게됐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 신당1동 제2투표소에서는 이날 하오 3시40분께 신한국당 당원과 국민회의측 투표 참관인간에 주먹 다툼이 벌어져 투표가 20여분간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소동은 신한국당 당원인 석모씨(32)가 투표소로 들어가던중 주위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자 『왜 감시하듯이 사진을 찍느냐』며 국민회의측 투표 참관인에게 항의하면서 시작돼 투표소 밖에 있던 양측 당원들까지 가세했다. 경찰은 선관위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석씨 등 4명을 연행, 사건 경위를 조사중이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3동 제2투표소가 마련된 답십리3동 사무소에서는 부재자 투표 대상인 육군 모부대 소속 김동섭병장(24)이 이날 상오 11시께 군복을 입은채 투표소에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병장은 『부대에서 일괄적으로 부재자 투표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행정착오로 명단에 빠진 사실이 확인돼 1박2일의 특박을 얻어 투표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최수학·장학만 기자>최수학·장학만>
◎주요인사들 투표 표정/김 대통령 “진실 일꾼 뽑아주길”/윤 대법원장소감 안 밝힌채 곧바로 공관으로/이 국무총리깨끗한 선거풍토 정착기대 표명./김헌재 소장부인 와병으로 홀로 나와서 투표/4당대표들부인·딸등 동반 신성한 주권행사
김영삼 대통령과 3부요인, 각 정당대표는 11일 아침일찍 투표소에 나와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고 유권자들에게 빠짐없는 투표참여를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상오 8시께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종로구 청운동사무소에 마련된 청운동 제1투표구 투표소에 나와 정흥진종로구청장등의 영접을 받고 투표하러 나온 주민 20여명과 악수를 나눈뒤 2층 투표소에서 한표를 행사했다. 김대통령은 투표후 『이번 선거는 안정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개혁을 통해 21세기 세계일류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일꾼을 뽑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국민 여러분도 모두 투표에 참여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진실한 일꾼을 뽑아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대법원장은 상오 9시께 부인 오현여사와 함께 용산구 한남초등학교에 마련된 한남2동 제4투표소에 나와 투표했다. 윤대법원장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말도 하지 않기로 했다』며 공관으로 직행했다.
○…이수성총리는 상오8시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내에 설치된 삼청동 1투표소에서 부인 김경순여사와 함께 투표한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우리나라에 좋은 선거문화가 터전을 잡고 우리 선거문화가 크게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며 깨끗한 선거풍토 정착을 희망했다.
○…김용준헌법재판소장은 상오 7시56분께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제1투표소에 도착, 신성한 한표를 행사했다. 김소장은 직원들과 간단한 인사말을 건넨뒤 투표를 끝내고 곧바로 떠났다.
○…김윤환신한국당대표는 상오 7시20분께 경북 구미시 장천면 상장리 오상중학교 강당에 마련된 구미을 장천 제1투표소에서 부인 이절자여사 딸 윤경씨와 함께 투표한뒤 『안정속에 개혁을 원하는 유권자의 심판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회창선대위의장은 상오 6시30분 부인 한인옥여사와 함께 종로구 평창동 제3투표소인 민족문화추진회에 나와 한표를 행사하고 『다시는 이처럼 힘든 일이 없을 것같다』고 선거운동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김대중국민회의총재는 상오 9시 부인 이희호여사와 함께 일산 저동중학교에 마련된 일산4동 제1투표구 투표소에서 투표한뒤 『오늘 우리 유권자들이 소신에 따라 투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장을병민주당공동대표는 상오 7시 부인 최윤선여사와 함께 강원 삼척시 남양동 진주초등학교에 마련된 남양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했다. 장대표는 『국민은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필자민련총재는 상오 8시께 부인 박영옥여사와 함께 부여읍 제9투표소인 부여보건소에 나와 투표를 하고 『이번 선거는 유례없는 금권·관권선거였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조순서울시장은 상오 8시 부인 김남희여사와 함께 종로구 혜화여고에 마련된 혜화동 제1투표구에 나가 투표를 마친뒤 『이번 총선이 국가의 방향이 잘 정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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