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든 전 호주 총독 “말련은 인종차별국” 발언파문/호 당국 “사적견해” 진화불구 「아주권 편입노력」 악재로윌리엄 헤이든전호주총독(63)이 아시아국가들을 인종차별국가라고 공격,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헤이든은 말레이시아를 집중적으로 비난, 지난달 호주총선 이후 해빙분위기를 맞던 양국관계에 다시금 먹구름이 끼고 있다.
헤이든은 3일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호주가 인종차별국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호주는 인종문제에 관해 세계에서 가장 관대한 나라이며 인종차별에 대해 알고 싶으면 아시아 국가들을 보라』고 화살을 돌렸다.
『중국인은 자국우월주의자들이며 일본인은 인종적 배타주의자』라고 싸잡아 비난한 그는 특히 말레이시아에 대해서는 총리의 이름까지 직접 거명했다. 그는 『마하티르 행정부는 자국내 중국인에 대해 교육과 취업에 있어 차별정책을 펴고 있으며 인도계 역시 비참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직격탄을 쏜 것.
노동당 당수를 지낸 헤이든은 83∼87년 외무장관에 이어 89년부터 올 2월 은퇴하기까지 총독을 역임한 호주정계의 거물. 그의 발언이 전해지자 말레이시아가 들고 일어선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말레이시아 언론들은 헤이든을 『흰피부의 무뢰한』이라고 반격했으며 마하티르 모하메드 총리 역시 그를 「실패한 정치인」이라고 언급하며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헤이든은 7일 TV인터뷰에서 또다시 『왜 우리는 마하티르가 「짖을」 때마다 굽실굽실대야 하는가』하고 언성을 높였다. 지난달 총선에서 노동당을 꺾고 집권한 뒤 지난주 마하티르 말레이시아총리의 호주방문, 곧 있을 신임외무장관의 아시아국 순방등 적극적인 외교정책을 추진해 온 보수연합 정권은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자 급기야 알렉산더 다우너 신임외무장관이 나서 『그의 발언은 정부와는 상관없는 사적인 견해』라고 평가절하하는등 진화에 나섰다. 헤이든이 은퇴한데다 전정권의 각료여서 정부차원의 마찰로 비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90년 이후 각종 아시아권 국제기구 참가를 시도하며 아시아권 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 온 호주로서는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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