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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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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 사이 우리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부쩍 젊어진 느낌이다. 문민정부 출범후 과감한 발탁인사로 40대 장차관들이 다수 등장했고 재산공개다 부정척결이다 하면서 공직사회에 불어닥친 인사회오리로 많은 사람들이 옷을 벗어 고위직 평균연령이 크게 낮아졌다. ◆재계에서도 2세 승계로 젊은 총수들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최고 경영자들과 임원들이 젊어졌다. 40대 임원들의 대거 진출로 60대는 말할 것도 없고 50대 후반만 돼도 자리에 불안을 느낄만큼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 바람에 고위공무원과 전문경영인 등 지도층에서 대량실업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고급인력 실업은 공무원 8천6백명 군인 1천8백명 기업(5백인 이상 사업체) 1만2천명 등 모두 2만2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모두가 우리 사회 각분야에서 20∼30년간 봉직하며 경륜을 쌓아온 고급전문인력이다. 고도로 숙성된 전문인력이 대거 현직을 떠나 사장되고 있는 것이다. ◆지도층이 젊어지는 것은 새바람과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면도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수십년에 걸쳐 양성해낸 전문인력을 대책없이 사장시키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다.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투입된 고급인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낭비다. ◆노동부가 7월부터 고급인력 풀제를 도입키로 하고 경총에 추진본부를 만들어 15일부터 준비작업에 들어가기로 한 것은 고급인력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우선 평가할 만하다. 자원이 빈약한 우리에게는 인력이 곧 자원이고 국력이다. 고급전문인력을 사장시키는 것은 자원의 낭비고 국력의 손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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