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문학:2/소설(한국의 예맥:15)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문학:2/소설(한국의 예맥:15)

입력
1996.04.10 00:00
0 0

◎파란의 시대상타고 다양한 줄기/산업화 과도기 70년대엔 소설의 시대로 “풍요”/이광수에 반기든 김동인·염상섭/자연주의·사실주의 기치세우고 김정한 단절된 민중소설 교량역/80년대이후 노동현장소재 “홍수”우리 근대소설은 이광수의 단편 「무정」(1910년)과 장편 「무정」(1917년)으로 출발한다. 계몽주의에 치우친 이광수의 소설에 반기를 들고 1920년대에는 김동인의 자연주의·탐미주의와 염상섭 현진건등의 사실주의경향이 나타났다. 근대적 의미의 소설은 이들에게서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해방전의 주요 소설가로는 이광수 김동인 현진건 염상섭 채만식 김유정 전영택 박태원 박종화 김동리와 여성으로 임옥인 강경애 백신애 최정희 장덕조 박화성등을 들 수 있다.

해방공간에는 일제하의 삶을 죄의식에 바탕해 되돌아 보거나 혼란스런 사회상, 좌우이념대립을 부각시킨 소설이 주로 씌어졌다. 채만식의 「민족의 죄인」 이태준의 「해방전후」 김동인의 「반역자」 허준의 「잔등」 김동리의 「혈거부족」 계용묵의 「별을 헨다」는 일제치하를 돌이키거나 해방공간의 비참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좌우이념대립은 김동리의 「상철이형제」 김영수의 「행렬」 이근영의 「탁류 속을 가는 박교수」 등에 잘 나타났다. 일방의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중간주의를 내세운 염상섭 백철 정비석 박영준 주요섭 계용묵 등의 작가들도 이때 활동했다.

그뒤 한국전쟁의 발발과 함께 50년대에는 전쟁체험이 소설을 지배했다. 여러 주제의 소설군의 등장은 6·25를 거치면서 대부분 기운을 잃고 만다. 박태원 정인택 임서하 등이 월북했고 염상섭 이무영등은 정훈장교로, 정비석 박영준 황순원 안수길 김동리는 종군작가단을 만들어 활동했다. 당시는 이념의 편향을 띤 보고문학이 풍미했다.

전쟁이 끝난 뒤는 전후사회를 다룬 작품이 압도적이었다. 손창섭의 「비오는 날」 「혈서」 서기원의 「암사지도」 송병수의 「쑈리 킴」 박경리의 「불신시대」 하근찬의 「흰 종이수염」 최인훈의 「GREY구락부 전말기」 이범선의 「오발탄」 등이 당시의 주요 작품으로 꼽힌다.

60년대는 한국전쟁을 소재로 취한 소설과 손창섭처럼 한국인의 초상을 심리주의적 측면에서 파헤친 것, 한국인의 정체성을 탐구한 최인훈류의 관념소설, 김승옥 이청준처럼 새로운 시각과 문체로 색다른 소설국면을 연 작가들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황순원의 「나무들 비탈에 서다」 최인훈의 「가면고」 「광장」 등은 한국전쟁을 직접 다룬 소설이다. 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 서기원의 「이 성숙한 밤의 포옹」 「전야제」 안수길의 「북간도」 이호철의 「판문점」 「닳아지는 살들」 손창섭의 「신의 희작」 남정현의 「너는 뭐냐」 김동리의 「등신불」 장용학의 「원형의 전설」 전광용의 「꺼삐딴 리」 선우휘의 「싸릿골의 신화」 박경리의 「시장과 전장」 등 전쟁 역사 심리 이념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면서 실험성까지 더한 소설들이 나왔다. 전쟁을 거치며 당면한 생존문제의 해결과 이념의 논리에 눌려 침묵하던 사회비판적 민중소설도 이때 새로이 등장한다. 김정한의 「모래톱 이야기」는 1920, 30년대의 최서해 박화성 강경애 이후 그쳤고, 70년대와 80년대를 풍미한 이 계열 소설의 새로운 신호탄이었다. 김승옥의 「무진기행」 「서울 1964년 겨울」 이청준의 「병신과 머저리」 최인훈의 「웃음소리」 이동하의 「우울한 귀향」 김원일의 「어둠의 축제」 서정인의 「강」 등은 60년대 후반기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새로운 경향의 작품들이다.

1970년대는 이른바 소설의 시대였다. 세태 역사 이념 전쟁 종교소설 등이 다양하게 선보였고 베스트셀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노동자들, 산업화에 삶의 터전을 빼앗긴 사람들, 소시민들의 삶, 정신적으로 방황하는 지식인들의 삶 등을 다룬 소설이 새로운 작품유형으로 등장했다.

황석영의 「객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윤흥길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이문구의 「우리동네」 박태순의 「정든 땅 언덕 위」 박완서의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전상국의 「우상의 눈물」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세태소설로 최일남의 「서울사람들」과 박완서의 「나목」 「휘청거리는 오후」가 주목을 받았고 이청준의 일련의 소설과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 김성동의 「만다라」 등 종교와 사상의 문제를 다룬 작품들도 선보였다.

역사소설로는 유현종의 「들불」 문순태의 「타오르는 강」 김주영의 「객주」 황석영의 「장길산」 박경리의 「토지」 유금호의 「만적」 등이 발표됐으며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 조해일의 「겨울여자」 조선작의 「영자의 전성시대」 등 베스트셀러로 대중의 인기를 누리는 소설가도 이때 다수 나타난다.

80년대 이후 소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변화를 겪는다. 대표적인 변화는 한의 중심이었던 6·25체험이 80년 광주의 체험으로 바뀐다는 것, 노동현장을 다룬 소설이 급증했다는 점, 인간내면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 등이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대표작으로는 임철우의 「봄날」 김유택의 「시간의 거울」 홍희담의 「깃발」등을 들 수 있다. 노동소설로는 정화진의 「쇳물처럼」 방현석의 「새벽출정」 김한수의 「성장」 유순하의 「생성」 등이 눈에 띈다. 하지만 이때에도 역사에 문제의식을 둔 역작들이 나왔는데 황석영의 「장길산」 김주영의 「객주」가 그 예이다.

분단을 다룬 소설로 조정래의 「태백산맥」 이문열의 「영웅시대」 김성동의 「붉은 단추」 김원일의 「불의 제전」을 이 시기의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다.

이외에 이청준의 「비화밀교」 「매잡이」 이문열의 「황제를 위하여」 「젊은 날의 초상」 「금시조」 전상국의 「아베의 가족」 오정희의 「유년의 뜰」 이문구의 「우리동네」 이동하의 「장난감도시」 윤흥길의 「완장」 박완서의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윤후명의 「돈황의 사랑」 임철우의 「아버지의 땅」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 양귀자의 「원미동사람들」 김향숙의 「수레바퀴 속에서」 등을 80년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들 수 있다.<김범수 기자>

◎양대산맥 김동리·황순원 계보/김동리­문예지 천거·서라벌예대 통해 맥 형성/황순원­「현대문학」 추천위원·경희대교수 활동

김동리와 황순원은 우리 소설문단의 큰 계보를 형성한 두 기둥이다.

김동리(1913∼95)는 30대 중반인 49년부터 「문예」지 추천위원으로 후진을 천거하기 시작, 강신재씨를 제1호로 많은 소설가를 문단에 데뷔시켰다. 「문예」 추천을 받은 작가는 장용학, 손창섭, 서근배, 곽학송씨등. 또 「현대문학」을 통해서는 박경리, 고이범선씨와 최일남 한말숙 오영석 손장순 정을병 이문구 김성일 김지연 박상지 백시종 백인빈 송숙영 신석상 안동림 이광숙 이동하 이문희 정병우 정종화 최창희 추식씨등이 그의 추천을 받았다.

그가 53년부터 교수로 재직했던 서라벌예대(현 중앙대예대)에서 그로부터 배워 데뷔한 작가도 많다. 천승세 김원일 송상옥 유현종 오인문 양문길 안장환 오정희씨가 그들이다. 또 「월간문학」추천으로는 서종택 김주영 서영은씨가, 「한국문학」으로는 문순태 김청 김태영씨가 등단했다.

17세때인 1931년 시를 발표하며 등단한 황순원씨는 65년이나 되는 작가경력과 오랜 교육경력을 통해 많은 문학인을 길러냈다. 그는 장편 「인간접목」을 쓸 무렵인 55년, 41세때 「현대문학」추천위원으로 위촉돼 오유권씨를 소설가로 추천, 후진을 배출하기 시작했다. 그의 추천으로 등단한 작가는 이호철 서기원 최상규 승지행 서승해 백우암 안영 이성원 김지원 김채원씨와 작고한 이욱종 박승인씨등이 있다. 58년부터 경희대에 재직하면서 배출한 제자문인으로는 소설가에 전상국 조세희 조해일 김용성 한수산 김태영 우선덕 노수민 박진숙 유재주 고원정 이유범 이연철씨, 시나리오작가로 신봉승, 수필가로 서정범 김태곤 고경식 이원복씨등이 있다.<여동은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