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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에 잇단 범죄/만델라 “어찌 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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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에 잇단 범죄/만델라 “어찌 하오리까”

입력
1996.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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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노동력 33% 470만명 실업자신세/매일 50명이상 피살 최악의 범죄 발생/“일자리 창출” 정책 발표 등 타개 안간힘94년 4월 국민투표에 의해 남아공 최초의 흑인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정력적인 활동을 해오고 있는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최근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국내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만델라대통령을 고민스럽게 만드는 것은 높은 실업률과 최악의 범죄발생이다. 남아공이 직면하고 있는 이 두가지 문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오명을 받을 만큼 국내 남아공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남아공의 한 조사기구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남아공의 현재 실업인구는 전체 노동력의 33%인 470만명에 이른다. 남아공이 3%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한다고 전제할 경우에도 2000년에는 전체 노동인구의 37.4%인 670만명이 실업자로 전락하고 2004년께에는 실업률이 4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업률증가에 비례해 빈곤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남아공에서는 현재 인구 5명중 2명꼴인 1,700만명이 빈곤에 허덕이고 있으며 가난한 사람들의 숫자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높은 실업률과 빈곤의 악순환은 범죄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남아공에서는 매일 50명 이상이 살해되고 2분마다 한건의 가택침입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남아공 경찰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이후 도난당한 자동차수는 5만6,000여대에 이른다. 남아공 보험회사는 자동차도난으로 인한 보험금 청구가 94년부터 2년간 28%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남아공 경찰당국은 인력 부족과 예산 지원미비로 범죄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대신 개인경호산업은 번창일로에 있다. 사설경호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만 2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남아공 광산노동자의 절반 가까이에 해당하는 인력이다.

만델라 대통령이 이끄는 아프리카 민족회의와 정부는 최근 2000년까지 경제를 매년 6%씩 성장시켜 50만명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흑백간 그리고 흑흑간 반목과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남아공에서 이같은 목표달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인종차별정책에 저항, 평생을 투쟁해온 노정치가 만델라로서도 이 문제에 관한 한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만델라대통령이 쌓아온 업적들이 이런 문제들로 손상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만델라 대통령은 2월 의회 개원식에 참석, 『실업과 범죄의 굴레에서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비전과 애국심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남아공 국민들이 분쟁과 반목을 극복하는 것을 보고 편안하게 눈을 감고 싶다』는 만델라의 소원이 이루어질지 여부는 이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는 것같다.<조희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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