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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보고­10대의 출사표(TV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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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보고­10대의 출사표(TV평)

입력
1996.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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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학생회장 선출 소재/어른들 선거문화 풍자 돋보여「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사회에는 선거가 있다. 선거는 민주시민의 자질을 키워주는 초등학교 반장선거에서부터, 나라의 앞날을 책임지게 될 지금의 국회의원선거까지 다양한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고등학교 학생회장 선출을 소재로 청소년의 선거문화를 보여준 KBS1 「신세대보고, 어른들은 몰라요―십대의 출사표」는 선거에 따른 불법과 타락, 편법등 부정적 행위가 우리 사회에 깊고 넓게 물들어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했다.

국회의원 선거운동이 한창인 4일 방송된 이 프로는 과정보다 결과가 중시되고 당선을 위해서는 어떠한 편법도 용인되는 어른들의 선거문화를 풍자하고 있는 점에서 우리의 자화상을 보여준 것이기도 했다.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 이 프로는 또한 건강성을 회복해가는 청소년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심어주었다.

집안이 좋은 영후가 학생회장으로 임명되자 이에 반발한 학생들이 신문반 편집장인 동주를 중심으로 직선제를 관철시킨다. 영후와 동주가 후보로 출마한 학생회장 선거는 기성세대의 정치문화를 답습하고 있다. 공약만들기, 선거유세, 포스터붙이기등 처음 치르는 선거지만 후보들은 노련하다.

이들은 승부에 집착하면서 기성세대의 악습마저 되풀이한다. 학생회장 선거와 영후의 아버지가 출마한 국회의원 선거운동 장면이 자주 겹쳐진다. 아침마다 약수터를 찾아가 허리를 숙이는 아버지와 느닷없이 매점청소를 하는 후보들, 「돈없이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얘기하는 아버지와 생일을 맞은 학생들에게 선물공세를 펴는 영후.

이들의 선거를 더욱 오염시키는 것은 어른이다. 영향력있는 학부모 때문에 한 후보를 밀어주는 학교장이나 아들의 공약사항인 컴퓨터실 확보를 재력으로 실현시키는 아버지. 다행히 어른들 흉내내기는 이쯤에서 끝을 맺는다. 이들은 18세의 순수함으로 돌아가 정당한 대결법을 찾는 것이다. 선거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공정한 대결과 참여의식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신세대보고…」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소재공모와 평범한 학생들의 연기로 사실성과 밀착성이 뛰어난 프로그램이다. 시의적절하게 마련된 「십대의 출사표」에서 선거에 대한 다수 학생의 관심이 소홀히 다뤄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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