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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수사부터 신학·예술까지/유전공학 활용영역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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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수사부터 신학·예술까지/유전공학 활용영역 넓어진다

입력
1996.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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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속 유전자로 신석기 유럽인 확인/염소가죽으로 된 사해문서 해독 시도/동굴벽화 안료서 동물피 연구 작업도유전공학이 활용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범죄수사에 응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제는 고고학 인류학 신학 예술사 동굴벽화 분야의 근본문제 해결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독일 뮌헨대의 스반테 패보 교수(41·생물학)는 최근 91년 오스트리아의 알프스산맥 빙하 속에서 발견된 5,200년전 인간의 유전자(DNA)를 현대 유럽인과 비교, 신석기시대 유럽인임을 확인해냈다. 이 대학 연구팀이 「유전자 고고학」연구에 나서게 된 것은 고고학계 일각에서 이 「얼음인간」이 잉카인의 미라로 누군가가 알프스 빙하에 묻어둔 것이라는 반론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유전자 탐정들」은 유전자 복제기법을 이용, 호박 안에 들어 있는 곤충이나 미라 조직 등 미미한 생명체의 흔적으로부터 DNA조각을 확보, 이를 10억배로 대량복제해 DNA구조를 정확히 파악해낸다.

이러한 연구를 하고 있는 연구소는 세계에서 7곳에 불과하다. 미브리검 영대의 스콧 우드워드 교수는 신학계의 숙원인 「사해문서」해독을 위해 엉뚱하게 염소와 영양의 가죽 유전자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50년전 사해주변 동굴에서 발견된 이 양피지 두루마리들은 구약성서 사본과 율법, 찬가 등을 기록한 것으로 800여개중 이제까지 15개만이 번역됐다. 나머지는 엄지손톱만한 1만여개의 조각으로 흩어져 문장의 전후조차 알 수 없는 상태다. 그는 양피지를 유전자 특성에 따라 구별한 뒤 재배열하면 기록된 단어의 순서와 두루마리 전체의 순서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모험이 성공한다면 사해문서 전체를 번역할 수 있어 종교계에는 혁명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또 다른 생물학자들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아마로 된 유화 캔버스와 식물성 접착제 성분을 연구하고 있다. 여기서 유전자를 찾아냄으로써 후대의 모조여부를 식별해내기 위해서다.

다른 연구가들은 4,000년 된 동굴벽화의 동물그림을 연구하고 있다. 광물질층 아래 스며 있는 안료에서 벽화에 묘사된 동물의 피가 섞여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면 알타미라동굴이나 라스코 벽화등은 「사냥의 성공을 비는 주술적 행위」라는 이론이 확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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