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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보다는 눈이 즐거웠던 무대/한강 오페라단의「라보엠」(공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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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보다는 눈이 즐거웠던 무대/한강 오페라단의「라보엠」(공연리뷰)

입력
1996.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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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치니의 사랑받는 걸작 오페라 「라보엠」이 한강오페라단에 의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지난달 한국오페라단의 「토스카」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 본격적인 오페라 무대로 지난 4일 막을 올려 11일까지 이어진다(매일 하오 7시30분).의상과 무대장치를 국내 제작하고 4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들였다. 출연진은 소프라노 곽신형 김금희, 테너 강영린, 바리톤 윤치호등 중진급도 있지만 대부분 신인이다. 2막의 카페 장면에는 왈츠를 추는 무용수가 등장하고 4막에선 화가가 그림 그리는 장면에 누드모델도 잠깐(4분) 나온다.

이 오페라는 1830년대 파리빈민가를 무대로 가난 때문에 사랑을 잃는 불쌍한 연인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시인 로돌포와 비단에 수놓는 일로 먹고 사는 여공 미미는 서로 사랑하지만 가난 때문에 헤어진다. 다시 만났을 때 미미는 폐병이 깊어져 숨을 거둔다. 지극히 통속적이고 비참한 내용이지만 음악은 아름답다.

개막 첫날의 라보엠은 무대장치는 볼 만한데 출연진의 노래와 연기, 오케스트라는 대체로 밋밋하고 생기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미미(홍경옥)는 무난했으나 로돌포(안형열)와 마르첼로(김진섭)는 낭만이 부족하고 무제타(서영순)는 끼도 성량도 못미치는 편이었다. 반면에 로돌포의 친구인 철학자 콜리네 역의 베이스 임승종이 부른 「외투의 노래」는 풍부한 성량과 부드럽고도 위력있는 목소리가 돋보였다. 3막 눈 내린 겨울 아침의 풍경 세트는 아름다웠다. 4막의 누드모델은 소품으로 적절했을 뿐 그 이상의 불필요한 자극을 일으킬 만한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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