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S 현대삼성,천안∼논산 고속도 현대대우 등/“적과 동지 혼재” 같은회사 부서끼리 보안유지도「적과 동지가 따로 없다. 실익여부에 따라 언제라도 손을 잡거나 등을 돌릴 수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을 위한 정부의 민자유치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사업권을 움켜쥐기 위해 재벌들간에 종래의 상식을 뛰어넘는 사안별 제휴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정보통신분야에서는 최근 현대와 삼성이 개인휴대통신(PCS)사업을 공동추진키로 합의해 「관례」를 깬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SOC민자유치쪽은 한걸음 더 나아가 어울리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업체들간에 파트너관계를 맺는가 하면 또 다른 사업에서는 이들 업체가 파트너에서 경쟁관계로 돌아서는 등 재계의 전략적 제휴방식이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말부터 시행되는 천안논산 고속도로민자사업(사업비 4,700억원)에 단독진출을 추진해온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최근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쌍용 선경건설과 단일컨소시엄을 구성키로 합의했다.
대우를 주간사로 하는 이들 4개업체 컨소시엄은 대구대동 고속도로(사업비 1조23억원)민자사업도 공동추진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은 이미 대구대동 고속도로사업을 위해 금호 극동 동부 동아 등 8개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놓고 있어 삼성컨소시엄과 대우컨소시엄간에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우컨소시엄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현대와 대우는 최근 경인운하사업을 위해 고속도로사업에서는 경쟁관계인 삼성 동아 극동 등 7개업체와 컨소시엄과 추진사업단을 구성하는 이례적인 「사건」까지 벌어지고 있다.
현대 대우 삼성은 경인운하사업에서는 파트너가 됐지만 총사업비 10조원에 가까운 가덕도신항만 민자사업에서는 제각기 비교적 경쟁관계가 치열하지 않은 업체들을 모아 사업권을 따내는데 주력해 사안별 이합집산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 동아는 천안논산 고속도로사업을 위해 금호를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에 가담해 대우컨소시엄과 맞서고 있는 반면, 경인운하사업에서는 대우가 포함된 현대컨소시엄에 속해 「동지인 동시에 적」의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한진도 천안논산 고속도로사업의 금호컨소시엄에 참여해 대우측과 경쟁을 벌이면서도 경인운하사업에서는 대우컨소시엄과 보조를 함께 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사안별 제휴·경쟁현상이 급속하게 진행돼 사내에서는 효율적인 업무추진을 위해 관련부서간에 보안을 지켜야 하는 기현상까지 빚고 있다』면서 『제휴업체의 장점을 취해 실리를 취할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은 확산될 전망』이라고 밝혔다.<김동영 기자>김동영>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