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스튜디오」 설치·인터넷 전세계 중계·HDTV 영상 송신/“개별집계” 개표소302곳에 요원·컴퓨터 배치 속보경쟁도선거는 방송기술발전을 앞당긴다. 막바지에 이른 총선유세 열기 만큼, 개표방송을 둘러싼 각 방송사의 자존심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투표일 만큼 방송사들의 보도역량을 한눈에 보여줄 수 있는 날도 드물기 때문이다.
이번 개표방송에서 방송사들은 집계에 대한 속보뿐 아니라, 같은 자료를 보다 효과적인 다른 방식으로 전해주기 위해 첨예한 대결을 벌이게 된다.
방송사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첨단방송기술은 가상현실기법을 응용한 「가상스튜디오」. 이것은 방송사마다 보안을 유지하며 은밀히 준비해온 「비장의 카드」였으나, 결국 동일한 것으로 드러나고 말았다. 방송사들의 이 기술에 대한 집착을 말해주는 것이다.
방송사들이 자체개발하거나 외국의 기술과 제휴, 또는 수입한 「가상스튜디오」는 선진국에서도 2년전에야 첫선을 보인 방송기법. 이 기술은 한자리에 앉아있는 앵커가 국회의사당과 전국의 개표소, 당선자의 선거사무실등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효과를 낼수 있다.
KBS TV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스모키2」를, MBC TV는 본사 기술개발팀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공동개발하고 독일 함부르크스튜디오에서 선진기술을 연수받은 「MBC 버추얼스튜디오」를, SBS TV는 이스라엘에서 기술을 도입한 「가상스튜디오」를 각각 준비하고 있다.
이 프로들은 실제세트와 카메라에 설치된 가상세트, 진행자, 자료그래프등 개별영상물을 3차원 입체로 배열해주는 방식에서는 비슷하다. 다만 가상스튜디오와 진행자, 영상물의 움직임이 시차없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정도에서 기술의 우열이 가려지게 된다.
이밖에 인터넷을 통한 전세계 동시중계방송, 각종 예측시스템, MBC가 준비하고 있는 고화질TV(HDTV)영상 송신방식등 이번 개표방송은 첨단기술의 전시장이 된다. 방송사들이 신기술에 집착하고 있는 이유는 밤새도록 지루하게 진행될 개표과정을 화려하고 생동감있는 화면으로 구성해 승부하기 위한 것.
그러나 지나친 경쟁의식 때문에 7억∼8억원의 외화를 들여서 신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낭비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또 개표결과에 따른 정치구도 예측이나 유권자의 투표 성향분석등 보도의 분석력보다 기술대결에 치우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될수 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집계자료를 똑같이 받기로 했던 지난해 지방자치제선거와는 달리 각 방송사가 일찌감치 개별 집계를 선언함에 따라 치열한 속보전도 전개될 전망이다. 방송사들은 전국 302개 개표소에 600여명씩의 집계요원과 컴퓨터를 배치하는등 많은 인원과 물량을 투입하고 있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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