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서 스릴러물까지 다양한 장르/프랑스 여배우·감독의 미 진출도 활발최근 고전 미국영화 (「사브리나」)나 TV시리즈(「도망자」) 등을 잇따라 개작, 비평가들로부터 창의력 결핍증에 걸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할리우드가 이번에는 프랑스 영화 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한달전 개봉돼 현재 계속 흥행 톱을 달리고 있는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코미디 「새장」. 이 영화는 78년 개봉된 프랑스 영화 「미치광이들의 우리」를 미국판으로 만든 것이다.
사실 할리우드의 프랑스영화 개작 버릇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86년작으로 닉 놀티와 베트 미들러가 주연한 코미디 「베벌리 힐스 거지」는 프랑스의 흑백고전걸작 「익사 직전에 구조된 부뒤」(1932년)를 신판으로 만든 것이고, 87년 히트작 「세남자와 아기」도 프랑스 코미디 「세남자와 아기 바구니」를 복사한 것이다. 또 휴 그랜트가 주연한 「나인 먼쓰」도 같은 이름의 프랑스 코미디가 원작이다.
현재 제작 준비중에 있는 프랑스 원작·미국 개작의 영화로는 코미디 전문 아이반 라이트먼감독의 코미디 「아버지의 날」. 제라르 드파르듀가 주연한 원작의 이름은 「대부들」로 미국판에서는 로빈 윌리엄스와 빌리 크리스털이 주연할 예정이다.
스릴러도 자주 미국판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브리지드 폰다가 주연한 93년작 「포인트 오브 노 리턴」은 「니키타」를, 그리고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트루 라이즈」(94년)는 「라 토탈」을 각기 개작한 것이다.
그리고 최근 비평가들의 혹평 속에 개봉돼 흥행에서도 재미를 못보고 있는 샤론 스톤과 이자벨 아자니 공연의 「디아볼리크」도 55년산 동명의 프랑스 걸작 스릴러(앙리 조르주 클루조감독)를 재탕한 것이다. 미국판은 원작의 스릴과 공포감을 전혀 살리지 못한 김빠진 맥주같은 영화다.
프랑스 영화의 미국화와 함께 프랑스 여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디아볼리크」의 이자벨 아자니 외에도 「마농의 샘」에 나온 엠마누엘 베아르는 오는 여름 개봉될 액션 스릴러 「미션 임파시블」에서 톰 크루즈의 애인으로 나온다. 또 소피 마르소도 멜 깁슨이 만드는 「안나 카레리나」에 주인공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프랑스 감독들도 할리우드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올해 프랑스의 세자르상 작품상을 받은 「증오」를 감독한 마티유 카소비츠와 「레옹」의 감독 뤽 베송도 미국영화를 감독하기 위해 현재 스튜디오와 논의 중이다.<박홍진 미주본사 편집위원>박홍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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