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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도 외화내빈(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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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도 외화내빈(사설)

입력
1996.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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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녹화」 「입산금지」­ 벌거벗고 황폐화한 국토를 푸르게 하기 위해 우리가 나무 심고 가꾸기에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가.지난 30여년 동안 정부의 강력한 산림녹화 정책과 국민들의 협력으로 전국토의 65%를 차지하는 산림지역이 이제는 검푸른 숲으로 변모했다. 겉보기에는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의 산림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 산림은 산림에 기대되는 경제기능과 공익기능을 충분히 발휘하기에는 매우 빈약하다. 우리의 산림도 어느 의미에서는 외화내빈이라 하겠다.

우리의 산림자원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인식부터 다시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벌겋던 산이 푸른 옷만 입었다고 해서 산림녹화가 끝났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류다. 수종개량, 산지개발, 국·사유림경영 활성화등 경제적이고 체계적인 산림자원 정책을 꾸준히 전개하지 않는다면 오늘의 푸른 산림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산림과 산림자원 조성의 여건이 얼마나 빈약하고 취약한가를 안다면 결코 현재에 만족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 산림면적은 전국토의 3분의 2에 상당하는 6백50여만㏊, 면적비율로 보아서는 산림국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산림의 생산성을 측정하는 척도의 하나인 ㏊당 임목축적은 46㎥다. 한국전쟁 직후와 비교해서는 6배가 증가한 것이나 아직 세계 평균의 절반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1백24㎥)이나 독일(2백66㎥)에 비한다면 훨씬 낮은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조림사업도 경제림조성보다는 조속한 치산녹화에 역점을 두어 오리나무 아카시아 포플러 현사시등 속성수위주로 추진, 우량경제림은 산림지역의 22%에 불과한 것이다. 이에 따라 수종개량은 항구적인 과제다. 뿐만 아니라 산림육성정책이 본격적으로 실시된 지가 30여년에 지나지 않아 산림면적의 87%가 30년생 이하의 어린나무로 덮여 있어 기존의 경제림이나마 제용도에 소용되도록 하려면 앞으로도 50년, 1백년등 장기간에 걸쳐 계속적인 관리·투자가 요구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산림자원조성의 여건이 매우 열악한 점이다. 전체산림면적의 약 71%가 사유림이지만 규모 자체가 영세한데다가 수확기까지의 기간이 너무 길어 투자를 기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조림이나 수확등에 노동력을 동원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건비가 너무나 높아 도저히 채산성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현실적인 장·단기대책이 요구된다.

또한 산림이 최근에는 경제기능에 못지않게 국토보존, 대기정화, 수원함양, 휴양등의 공익기능이 강조되고 있는 것에 유의할 필요도 있다. 정부는 보존과 이용정책을 병행한다고 하는데 산림훼손방지에 우선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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