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야당은 비리비판 자격있나” 역공/국민회의“현정권은 5·6공이은 문민독재”/민주·자민련“3김은 팥쥐·깜짝쇼로 국민불안”여야 각당은 3일 서울 경기 강원등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과 중부권에 집중적으로 정당연설회를 열어 부동표 공략에 총력을 기울였다.
▷신한국당◁
신한국당은 이날 이회창 선대위의장과 박찬종 수도권선대위원장이 각각 강원과 서울지역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하는등 선거중반의 부동표흡수를 위한 정당연설회에 당력을 집중했다. 특히 강원 지역에서는 자민련후보들이 강세를 보이는 춘천을과 철원·화천·양구등에 여당특유의 지역공약을 대거 제시하는등 전통적인 여권우세지역을 지키기위해 안간 힘을 썼다.
감기에 걸려 코트를 입고 연단에 선 이회창의장은 이날 국민회의의 추가폭로전을 의식한 때문인지 평소와는 달리 공천헌금등을 거론하며 야당을 강하게 비난하는등 공격수위를 점차 높였다. 이의장은 『장학로씨 사건은 잘못된 일이지만 야당이 이를 들고 나오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라며 『예수도 죄없는 사람이 간통한 여자를 돌로 치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야당의 약점을 건드리며 역공을 취했다.
이의장은 『공천헌금이다 뭐다 해서 구설수에 오른 사람들이 이 사건을 빌미로 돌을 던질 자격이 있는가』라며 『정치권이 이렇게 상대방죽이기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보고 정치신입생으로서 환멸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의장은 이어 자민련을 의식, 『일부 야당이 내각제를 얘기하는데 우리도 장면정부때 도입했다가 정국혼란만 야기하고 쿠데타까지 일어났다』고 김종필자민련총재를 겨냥한뒤 『지금과 같은 지역주의와 당리당략의 정치구도에서 내각제를 도입하면 정권이 1년에 2번도 더 바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이의장은 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주장한 경제등권론에 대해서도 『이같은 주장이 우리 국권의 기초인 시장경제체제및 자유민주주의와 같은 것인지 다른 이념인지 분명히 밝혀야할 것』이라고 거듭 우회적인 「색깔」시비를 벌였다.
한편 화천에서는 이의장이 연설회를 마치고 헬기편으로 속초로 향하기위해 행사장을 떠난 직후 임시가설한 연단 뒷벽이 세찬 바람때문에 이의장이 앉았던 자리로 넘어지는 바람에 관계자들이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춘천=정광철 기자>춘천=정광철>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이날 최대격전지인 서울 마포 성동 동대문지역과 경기 연천등을 돌며 신한국당후보들과 접전을 펼치고 있는 국민회의 출마자에 대한 지원유세에 나섰다. 이날 유세에는 바람이 세차게 불고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천여명의 많은 청중이 모여 김총재의 연설도중 박수를 치며 호응하는등 열띤 분위기였다. 특히 하오1시께 성동을 유세에는 당가와 로고송이 울리는 가운데 김총재가 입장하자 1백여개의 풍선이 날리는등 흥겨운 모습이었다.
김총재는 이날도 여권이 공세를 취하고 있는 공천헌금문제를 검찰의 표적수사로 규정한뒤 장씨비리와 대선자금문제등을 집중 거론, 김영삼대통령에 대한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했다. 김총재는 『김대통령은 92년 대선에서 1조원이 넘는 대선자금을 펑펑 써놓고도 이제 와서 「한푼도 받지않았다」고 오리발을 내미는 것도 성에 차지않아 우리당에 공천헌금이라는 엉뚱한 누명을 뒤집어 씌우고 있다』며 『15대 국회에서 청문회를 열어 김대통령을 심판할수 있도록 국민회의에 몰표를 던져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어 『문민정부를 자처하는 이 정권은 문민독재정부』라고 주장한뒤 『장씨 사건은 「모든 독재는 비리로 이어진다」는 진리를 다시한번 입증한 사례』라고 비난했다.
김총재는 민생문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현정권 3년동안 장사가 잘됐고 경기가 나아졌고 살기가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신한국당을 찍으라』고 말한뒤 『그러나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국민회의를 찍어달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총재는 이날 유세지역이 서민층의 거주지역인 점을 의식,『선거는 계약』이라고 전제한뒤 『국민회의에 표를 몰아주면 청년에게는 희망을, 여성에게는 기회를, 노인에게는 효도를 드리겠다』며 청중의 호응을 유도했다.
성동을유세에서 4선에 도전중인 조세형후보는 『현정권은 문민정부를 자처하지만 선관위에 등록된 신한국당의 등기를 떼보면 초대총재는 전두환, 2대총재는 노태우로 돼있다』며 『신한국당은 5·6공과 혈통이 같은 사이비 문민정당』이라고 힐난했다.<조철환 기자>조철환>
▷민주당◁
민주당은 장을병 공동대표가 출마한 강원 삼척과 춘천갑·을, 원주을등에서 잇달아 정당연설회를 열고 지역정치 타파를 위해 강원지역이 주도적 역할을 해줄 것을 호소했다. 민주당은 삼척 강릉이 우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어 원주 춘천에 출마한 후보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보고 이 지역을 안동과 울산까지 연계한 「동해벨트」로 묶어 정당연설회등을 통해 집중지원할 방침이다.
장을병 대표는 하오2시 죽서루 광장에서 열린 삼척대집회에서 『30년동안 3김씨가 좌지우지한 정치판을 바꾸기위해 민주당에 뛰어들었다』면서 『기회만 주어진다면 민주당의 예비경선에 출마해 대통령후보가 돼 정계개편의 지렛대역할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중재 선대위원장은 장학로씨 사건을 언급하면서 『김대통령은 역사 바로세우기를 민주당에 맡기고 부패로 악취나는 주변부터 치우라』고 요구하고 『지조있는 강원에서 깨끗한 민주당에 힘을 몰아 3김정치를 청산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홍신 선대위대변인은 『3김정당에 표를 주는 것은 4월 봄날에 두꺼운 외투를 입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팥쥐 3김정당」이 아닌 「콩쥐 민주당」에게 표를 달라』고 유머섞인 연설로 지지를 유도했다. 그는 김종필 자민련총재에 대해 『독도폭파 운운한데 이어 일본기업으로부터 6천6백만달러를 받은 사실에 대해서까지 꿀먹은 벙어리 행세를 하고 있다』면서 『부정부패를 척결하려면 그 원조가 정치판에서 사라져야할 것』이라고 맹렬히 공격했다.<삼척=유승우 기자>삼척=유승우>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김포 고양 의정부를 비롯한 경기 일원과 서울지역 3곳등 모두 7곳을 돌며 취약지구인 수도권에 대한 재공략에 나섰다. 김총재는 당초 이동상의 제약때문에 5곳에서만 유세할 예정이었으나 2곳을 더늘려 강행군, 수도권에서 약진의 발판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총재는 의정부 유세에서 트루먼대통령을 만났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정치를 하면서 가장 명심해야할 것은 국민을 호랑이처럼 무서워해야한다는 것』이라며 『김대통령은 국민을 무서워하기는 커녕 제멋대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총재는 이어 김대통령의 측근비리를 예로 들면서 『절대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는 것이 동서고금의 진리』라며 『이번 총선에서 오만하고 타락한 이 정권을 엄중히 심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총재는 또 『집권당이 의석이 많아야 나라가 안정된다고 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이라면서 『신한국당은 지금 안정의석을 갖고도 국민을 놀라게 하고 불안하게 만들지않느냐』고 반문했다.
김총재는 이어 서울지역에서는 『현정권은 대형사고가 날때마다 책임은 지지 않고 사과만 해온 「사과공화국」』이라며 『책임정치가 구현되는 의원내각제였다면 김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나야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총재는 또 『인사가 만사라고 주장하면서도 인사발표때마다 깜짝쇼로 일관,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며 김대통령의 인사관행을 꼬집었다.<의정부=고태성 기자>의정부=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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