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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시장자율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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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시장자율로(사설)

입력
1996.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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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실세금리가 계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중실세금리의 기준이 되고 있는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이 지난 1일 연 11.28%를 기록, 93년4월14일의 연 11.25% 이래 2년11개월만에 최저치를 나타냈고 91일짜리 CD(양도성 예금증서)도 연 11·20%를 보여 이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더구나 사채금리도 A급 어음의 경우 할인율이 월 1.1%로 은행의 신탁대출 금리보다 낮아 사채금리가 은행금리보다 낮아지는 이변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금리의 인하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우리 경제의 국제경쟁력 향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고금리, 고임금, 고지가, 고물류, 고규제등 「5고」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가운데 고금리는 고질적인 장애요인의 하나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이번 실세금리의 인하를 계기로 우리의 금리체계를 저금리체제로 전환시킬 수 있는 전기를 찾았으면 한다.

그러나 그것은 현재 정부가 추진해 온 금융자율화의 취지와 부합되게 금융시장의 자율기능에 의해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금리에 대해 인하등을 요청할 수는 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은행(FRB)의 독립성이 강한 미국에서도 백악관이나 재무부등 연방정부가 금리인하를 요청한다. 그러나 수용여부는 전적으로 연방준비은행이나 은행측에 달려 있다. 정부의 요청을 거부해도 그것으로 끝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것을 본받아야 한다.

금융자율화가 제도적으로는 상당히 진척됐으나 정부나 은행 자신들이 관치금융의 관행에서 아직 충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므로 재정경제원은 압력의 행사를 의식적으로 자제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은행 등 금융기관으로서는 스스로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에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과 용기를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은행 스스로의 입지를 제약하는 행동을 취하지 말아야 한다.

현행의 실세금리인하는 은행의 자금은 많은데 재벌그룹등 대규모 자금수요 기업체들의 자금수요가 적기 때문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들이 가계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는 오히려 올리고 있어 금리의 2중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은행은 가능한한 자금조달비용을 낮춰 가계나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해 줘야 한다.

은행의 주요한 자금조달원은 33개 연·기금이다. 정부는 은행의 자금조달비를 낮춰주기 위해 연·기금의 대은행 자금입찰을 억제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것은 또다시 금융시장을 왜곡시키는 것이다. 연·기금은 그들대로 이윤을 최대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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