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해 퇴임한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52)이 2일 옛 직장인 그단스크 조선소에 전기공으로 복직, 첫출근했다.자유노조 지도자 출신으로 노벨 평화상까지 수상한 「대통령출신 전기공」 바웬사는 이날 상오 6시35분 경호원들의 호위속에 운전사가 딸린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를 타고 조선소에 도착했다. 그는 당초 조선소밖에 있는 자유노조 기념비에 헌화할 예정이었으나 생략한 채 곧바로 관리인에게 출근신고를 했다. 878이란 번호가 찍힌 출입증도 새로 발급받았다.
정부로부터 연금지불을 거부당해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웬사는 출근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생활비가 없어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대답했다. 그는 위엄을 지키려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으나 속마음은 편치 않아 보였다. 그는 재집권한 공산당이 자신을 박해하고 있다고 분통을 떠뜨렸다. 그는 『연금지불법만 통과된다면 몸으로 때워야 하는 이 직장을 미련없이 떠나겠다』고 말했다. 현행 폴란드법률은 전직대통령에 대해 승용차, 경호원 등 소액의 품위유지비만 지급할 뿐 연금은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기자동차를 수리하면서 바웬사가 받게 될 돈은 대통령시 월급의 10분의 1인 650 즐로티(260달러). 그가 이날 대동한 경호원들의 월급에 비해서도 절반에 불과하다. 하지만 9일부터 곧바로 휴가를 받아 미국방문에 나설 계획인 바웬사는 이번 방미에서 예상되는 짭짤한 강연료 수입덕에 당분간 생활비 걱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그단스크 upi 로이터="연합">그단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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