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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선전 갈수록 판친다/유언비어 난무 고소·고발 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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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선전 갈수록 판친다/유언비어 난무 고소·고발 홍수

입력
1996.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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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법교묘 단속 속수무책/재산·여자문제·건강이상설 등/PC통신 이용·유인물 배포도흑색선전과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불거지고 있는 흑색선전은 몇가지 고전적 양태들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그 수법은 컴퓨터와 통신의 발달로 한층 정교해졌다. 흑색선전의 양태는 크게 여자관계, 재산문제, 과거 권력과의 유착, 색깔시비, 건강문제 등으로 나뉜다.

인천 부평선거구에서 출마한 한 야당후보는 최근 『여자관계가 복잡한데다, 아내는 최고급 수입차인 벤츠를 타고 다닌다』는 소문에 휘말려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당사자는 『독실한 기독교신자인데다 아내에게 벤츠를 사줄 만한 재력이 없다』면서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경북지역에서는 최근 「○○청년회」 등 유령단체 명의로 『C후보가 유부녀는 물론 독신녀들과 호텔 등지에서 수시로 관계했다』는 내용에 일시 장소까지 명기한 유인물이 뿌려졌다. 대전 서갑에서는 「L후보가 재산공개를 꺼려 자신 소유의 주택을 급매한다」는 부동산매각 고지 벽보가 골목과 버스정류장, 전신주 등 곳곳에 나붙었다. L후보측은 이를 긴급 제거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권력유착 시비도 흑색선전의 단골메뉴. 충남 청양·홍성 선거구에서는 최근 이완구 후보(신한국)가 『5공때 전두환씨의 측근으로 행세하며 고속승진한 인물』이라는 유인물이 나돌아 경찰이 수사중이다.

민주당 서울 성북갑 이철 후보측은 『국민회의 성북갑위원장인 유재건 후보측이 이후보와 동명이인이 많은 것을 이용, 허위자료를 만들어 이후보가 부동산을 과다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흑색선전을 유포하고 있다』며 고발할 태세이고 유후보측은 『이후보측이 꾸며낸 일』이라고 주장한다.

경남 양산 박봉식 후보(무소속)는 최근 나오연 후보(신한국)가 자신의 5공시절 서울대총장 경력을 문제삼아 「어용교수」운운한 것을 흑색선전으로 간주, 나후보를 부산지검 울산지청에 고발했다. 재야출신 후보들을 겨냥한 색깔시비도 빠지지 않아 특정 후보들에 대한 「김일성 자금 수수설」 「북한 연계설」도 떠돌고 있다.

충북지역의 한 후보는 최근 『나이가 많아 병세가 악화돼 말도 제대로 못하는데다 걸음조차 걷지 못한다』며 『당선돼봐야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는 풍문에 곤욕을 치른다. 상대방을 알코올중독자, 불치병자에 의족을 하고 있다는 등 건강관련 흑색선전으로 상대방을 골탕먹이려는 구태도 여전하다.

이밖에 상대후보 이름을 빌려 고약한 행위를 해놓고는 골탕을 먹이는 소위 매터도 수법도 흔하다. 대전의 한 후보는 의정보고회에서 식사와 술을 대접한다는 내용의 자신 명의 유인물이 배포되자 『상대후보가 조직적으로 자행한 파렴치한 비방전』이라고 열을 올렸다.

지난달 25일 발생한 부산 해운대구 이기택 후보(민주)의 부인 이경의씨 피습사건을 놓고는 신한국당측이 「자작극」, 민주당측은 「집단폭행」이라고 주장하며 각각 고소한 상태다.<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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