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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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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25일부터 새 1백달러짜리 지폐를 전세계에 유통시키기 시작했다. 헌 지폐는 각국 은행을 통해 미연방준비은행(FRB)으로 모여 저절로 폐기되기까지는 새 지폐와 함께 그대로 유통된다. 달러를 재산보유수단으로 갖고 있는 수많은 외국인에게 혼란이 없게 하기 위한 조치다. ◆1백달러짜리 신권은 벤저민 프랭클린의 초상화가 헌것보다 훨씬 크고, 지폐를 펴서 각도를 약간 기울여 보면 앞면 오른쪽 아래 인쇄돼 있는 「100」의 숫자가 초록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해 일반인이 가려내기 쉽도록 했다. 이밖에도 정교한 위조지폐를 전문적으로 식별하기 위해 공개되지 않은 비밀장치를 몇개 숨겨 놓았다. ◆미국을 포함해 전세계에는 1백달러짜리 지폐 24억장(2천4백억달러)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미국 전체 현금통화의 약 3분의 2에 해당한다. 1백달러 지폐는 미국 국내보다 외국에서의 유통량이 더 많다. 모스크바의 한 은행은 1백달러 신권 발행 소식이 전해지자 신속한 수송을 위해 특별전세기를 준비하기도 했다. ◆미국이 1백달러 지폐를 새로 발행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나날이 늘고 있는 위조지폐 때문이다. 미국은 이제까지 위조달러를 가장 많이 유출하고 있는 나라로 이란을 지목해 왔다. 이란은 이 돈을 구미 각국에 전개돼 있는 회교원리주의 테러조직의 활동자금으로 쓰고 있다는 것이 미수사당국의 분석이다. ◆지금 방콕에서는 「김일수」라는 이름의 캄보디아 주재 북한대사관원이 위조달러 밀반출 혐의로 미·일·태국의 합동수사를 받고 있다. 수사결과 북한이 국가적으로 달러위조에 개입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북한은 이란과 함께 극렬 테러국가로 지목될 것이고, 겨우 실마리를 찾아가던 북·미관계도 다시 냉각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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